막바지 스키시즌, 스키와 보드 등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덩달아 치질 때문에 대장항문클리닉을 찾는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최근 5년간 연평균 치질 환자는 10만여명이 증가해 85만여명에 달한다. 치질은 국내 병원에서 수술을 받게 되는 질환 중 2위에 올라 있다.
치질은 특히 ‘겨울치질’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날씨가 추운 12월에서 2월 사이에 악화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설날과 같은 명절 연휴는 많은 사람들이 차례를 지내고 가족들과 함께 바로 스키장이나 산으로 이동,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때이기도 해 더 조심해야 한다.
겨울철 스키어들은 추운 날씨에 장시간 노출될 뿐만 아니라 차가운 눈 위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다. 이럴 경우 모세혈관이 급격히 수축하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혈관에 피가 엉기고 항문 주변에 딱딱한 혈전이 생기는 ‘급성 혈전성 치핵’이 생길 수 있다.
치질은 치루, 치열, 치핵 등 다양한 항문 질환을 아우르는 명칭이다. 이 중 치핵은 우리나라 전체 치질 환자의 약 70% 정도가 앓고 있는 질환으로, 항문 벽에 혹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배변시 점막 손상을 막는 점막하근육에 압박이 가해져 혈관이 부풀게 되고 항문 주위에 덩어리가 생긴다.
스키, 보드를 즐기는 이들에게 발생하는 급성 혈전성 치핵은 항문 주변의 치핵이 밤톨만한 크기로 굳어져 딱딱한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배변시 통증과 함께 출혈이 동반된다. 심하면 피가 통하지 않아 치핵 부위가 썩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겨울 스포츠를 즐길 때 이런 급성 혈전성 치핵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항문 주위가 장시간 추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스키장에선 3시간마다 30분 정도씩 실내에서 몸을 녹여 항문 주위 모세혈관의 급격한 수축을 막아 치핵이 굳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슬로프를 내려올 때 넘어지기 쉬운 스키나 스노보드 초보자의 경우 잦은 엉덩방아로 인해 항문 주위가 차가워지거나 습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아울러 누구든지 겨울 스포츠를 장시간 즐긴 뒤에는 40도 정도의 따뜻한 물로 5분 이상 좌욕을 해서 항문 주변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항문건강에 좋다.
민상진 메디힐병원 원장
[헬스 파일] 추운 날씨 혈액순환 안돼 혈전… 스키 탈땐 3시간마다 몸녹여야
입력 2015-02-17 0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