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1인자’ 이상화

입력 2015-02-16 02:44
이상화가 15일(한국시간)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열린 201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종별세계선수권대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2차 레이스를 마친 뒤 어두운 표정으로 전광판을 쳐다보고 있다. IB월드와이드 제공

거침없이 이어지던 ‘빙속 여제’ 이상화(26)의 독주가 올 시즌 주춤하면서 경쟁자들의 도전에 직면했다.

이상화는 15일(한국시간)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열린 201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76초004의 기록으로 5위에 머물렀다. 대회 3연패에 도전했던 이상화는 부진한 성적으로 지난 2008년 이후 7년만에 메달조차 따지 못했다.

이상화는 1차 레이스에서 38초104로 출전선수 24명 중 5위에 머물렀다. 100m까지 10초389로 초반 스퍼트가 좋았지만 뒤로 갈수록 힘이 부치면서 38초대로 밀려났다. 2차 레이스에서는 37초900으로 기록을 끌어올렸지만 역시 4위에 머물렀다. 대회 우승은 1·2차 합계 75초333을 기록한 헤더 리처드슨(미국)이 차지했다. 브리트니 보(미국·75초785)와 고다이라 나오(일본·75초893)이 은·동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여자 500m의 절대강자였던 이상화는 올 시즌 부쩍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37초대 전반의 세계 신기록을 잇달아 세우는 등 압도적이었던 지난 2년간과 비교할 때 38초대 초반까지 기록이 떨어진 상태다. 결국 그는 이달 열린 6차 월드컵 1차 레이스 5위로 3년2개월 만에 월드컵 ‘노메달’에 그쳤다. 당시 2차 레이스 은메달로 실수를 만회하는 듯 했으나, 일주일 만에 치른 이번 대회에서 두 번의 레이스 모두 메달권 밖으로 밀려냈다.

최근 이상화의 부진에 대해 일시적인 컨디션 난조인지, 내리막길의 시작인지는 현재로서는 확실히 이야기하기 어렵다. 다만 무릎에 물이 차는 등 고질적인 무릎 통증을 안고 있는 그는 원래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재활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올림픽 2연패 달성 이후 심리적인 동기 부여가 떨어진 상황에 소속팀 서울시청과의 결별에 따른 거취 문제도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상화의 1인자 복귀는 이번 시즌 시즌을 마친 뒤 휴식기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