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LIG손해보험과 우리카드는 이번 시즌 비슷한 악몽을 꾸게 된다. 회사가 KB금융으로 인수되면서 LIG손보는 올 시즌을 끝으로 팀명이 바뀐다. 우리카드는 모기업의 민영화방침에 따라 매각 수순을 밟고 있다. 인수 구단을 찾지 못하면 자칫 해체될 지도 모른다.
이같은 분위기 탓에 약속이나 한 듯 성적도 바닥을 헤매고 있다. LIG손보가 6위, 우리카드는 단 2승에 그치며 꼴찌인 7위로 주저앉았다. 벌써부터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두 팀은 게다가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감독마저 물러났다. 두 팀은 각각 5연패(LIG손보)와 11연패(우리카드)를 기록하고 있었다.
절박한 처지의 두 팀이 15일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만났다. 어느 한 팀은 지긋지긋한 연패의 사슬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한 팀은 연패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 결과는 외국인 선수 에드가(호주)가 양팀 최다인 30점으로 펄펄 난 LIG손보의 3대 0(25-22 25-21 25-16) 완승이었다. 올 시즌 ‘블로킹의 팀’으로 거듭난 LIG손보는 에드가의 4개 등 무려 14개의 블로킹을 기록, 단 3개에 그친 우리카드를 압도했다. 또 올해 거둔 9승 가운데 5승을 우리카드에만 거둬 천적관계임을 입증했다. LIG손보 강성형 감독 대행은 2경기 만에 데뷔 첫 승을 맛봤다.
우리카드 배구단에 대해 금융권의 한 기업이 강력한 인수의사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때 해체를 기정사실화하고 선수 트레이드에 관심을 보였던 다른 구단들도 팀 존속에 힘을 보태고 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LIG손보·우리카드 ‘동상악몽’
입력 2015-02-16 0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