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일단 총성은 멎었지만…

입력 2015-02-16 02:06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수도 키예프 군 지휘본부에서 열린 회견에서 휴전을 명령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간의 ‘민스크 휴전협정’이 15일 0시(현지시간)부터 발효됐다. 일단은 양측 모두 대부분의 전선에서 휴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지만 일부 요충지에서 교전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다. 휴전협정이 반군에 유리하다는 평가까지 나오면서 우크라이나 정부의 협정 파기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휴전협정 발효 몇 시간 전 군지휘본부에서 가진 회견에서 “모든 전선에서 공격을 중단하고 휴전협정을 존중하라”고 명령했다. 앞서 반군도 14일 오전부터 공격 중지 및 휴전 명령을 하달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동부의 전략적 요충지인 디발트체프에서는 휴전협정 발효 직전까지도 교전이 이뤄졌다. 이곳은 현재 반군이 정부군을 포위한 곳으로, 수천 명의 정부군이 고립돼 있다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포로셴코 대통령도 회견 때 “디발트체프에서 아직 휴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반군은 “디발트체프는 휴전 지역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혀 향후 교전이 재개될 경우 협정 파기의 빌미로 작용할 수도 있다.

워싱턴포스트 등 서방 언론은 지난 12일 합의된 민스크 협정의 최대 승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라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동부의 반군 장악 지역에 더욱 많은 자치권을 부여하기로 하는 등 정치적 난제를 떠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포로셴코 대통령은 미국 독일 프랑스 정상들과 협정의 타당성을 재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미국 하원은 전날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 규모의 살상용 무기를 지원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해 휴전협정 무산 가능성을 더했다. 손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