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수업이 없었다면 대학 다니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을 거예요. 배려해주신 교수님과 직원, 학생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클론’ 출신 가수 강원래(46·사진)씨가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문화회관에서 열린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학위수여식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다. 1988년 강릉대에 입학한 지 27년 만이다. 강씨는 개인 사정으로 강릉대를 중퇴하고 2012년 서울문화예술대 연기예술학과 2학년으로 편입했다. 2000년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그는 사고 5년 만인 2005년 가수로 재기했고 이후 10년 만에 졸업장을 받았다. 학위수여식에 부인 김송(43)씨가 아들 선(1)군을 데리고 무대 위로 올라와 강씨를 축하하기도 했다.
강씨가 늦깎이 대학생이 된 건 뮤지컬 감독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장애예술인 공연단 ‘꿍따리유랑단’ 단장으로 활동하는 것도 꿈을 향한 또 다른 걸음이다.
대학 측은 강씨를 비롯해 장애를 이기고 졸업장을 받은 3명에게 특별공로상을 수여했다. 발달장애 2급인 실용음악학과 최준(26)씨는 ‘피아노 병창’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공을 인정받았다. 다운증후군을 극복하고 권위 있는 콩쿠르에서 비장애인과 겨뤄 수상한 무용학과 백지윤(24·여)씨도 함께 수상했다. 백씨는 “꿈을 이루는 데 장애는 방해물이 아닌 동반자”라며 “행복하게 춤추는 발레리나로 영원히 남고 싶다”고 말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배려 없었다면 학사모 꿈도 못 꿨죠”… 27년 만에 대학 졸업한 가수 강원래
입력 2015-02-16 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