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독교가 담고 있는 용서와 화해, 관용의 정신이 필요하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대표회장 김경원 목사)가 지난 13일 ‘평화통일과 한국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서울 동작구 숭실대에서 개최한 ‘제28차 열린대화마당’에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같이 주장했다.
류 장관은 주제강연에서 고린도전서 13장에 나오는 믿음과 소망, 사랑의 개념을 들어 정부의 통일정책과 기독교의 역할을 제시했다. 류 장관은 “지난 2년간 정부가 추구한 한반도신뢰프로세스가 크게 진전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북한이 마음의 문을 열도록 끊임없이 설득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 정부가 ‘퍼주기’ 정책은 펼치지 않지만, 인도적인 차원의 지원은 지속적으로 할 계획”이라며 “남과 북이 한민족이라고 인식할 수 있는 사업을 진행해 서로 신뢰를 쌓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며 교계의 협력을 당부했다.
류 장관은 “소망은 곧 희망과 비전을 뜻한다”며 “우리는 통일이 가져다 줄 것들을 희망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통일 후 득실이 얼마인지를 따지기 전에 ‘통일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사회적으로 통일의 당위성에 공감하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류 장관은 “각 교회에서 성도들이 만나 통일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고, 통일을 중요한 기도제목으로 삼는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 장관은 기독교가 사회 통합과 연대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통일 목표와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대화가 필요한데, 우리 사회에서는 통일 관련 논의를 하다 보면 늘 진영 논리에 따라 분열과 갈등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대화의 밑바탕에 ‘사랑’이라는 (기독교) 덕목이 흐르고 있다면 연대와 공감이 형성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기독교가 용서와 화해의 정신을 바탕으로 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거둬 내는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후 진행된 열린대화에서 패널인 경동교회 박종화 목사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정부 차원에서 할 일과 교회 등 민간 차원에서 할 일을 분담하되 상호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목사는 “다문화·다사상·다종교의 시대인데, 같은 사상과 이념을 강요하기보다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서로를 존중하면 하나님께서 통일을 선물로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평화통일 위해 용서·화해·관용의 기독교 정신 필요”
입력 2015-02-16 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