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우리 동네를 오가는 중국산 마을버스를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자동차업체가 사실상 독점해 왔던 중형버스(16~35인승) 시장에 중국 버스업체가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중국 선롱버스의 한국법인인 선롱버스코리아는 올해 25인승 중형버스 ‘두에고’의 국내 판매목표를 1000대로 잡았다고 15일 밝혔다. 2013년 처음 국내에 들어온 두에고는 첫해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 제주를 중심으로 110대가 판매됐고, 지난해에는 수도권으로 진출하며 400대로 판매량을 늘렸다.
25인승인 두에고는 중형버스로 분류된다. 주로 관광버스, 학원버스, 마을버스 등의 용도로 사용된다. 중형버스의 지난해 국내 시장 규모는 4000여대다. 현대자동차와 자일대우버스가 8대 2 정도로 시장을 양분해 왔는데, 중국 선롱버스가 시장을 잠식 중인 셈이다. 선롱버스코리아는 특히 지난달 말부터 마을버스용인 25인승 ‘두에고CT' 홍보를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하태응 본부장은 “버스 업체들의 반응이 좋다”며 “지난해까지는 관광버스용 차량에 중점을 뒀다면 올해는 마을버스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선롱버스는 2005년 중국 상하이에 설립된 민영 상용차 전문업체로, 100여종 이상의 다양한 차종을 생산하며 세계 2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두에고는 중국산 버스지만 주요 부품은 대부분 독일과 미국산을 사용한다. 관광버스용인 ‘두에고EX’나 마을버스용인 ‘두에고CT’ 모두 미국 커민스사 엔진 및 터보차저와 독일 ZF사 트랜스미션을 장착했다. 전체 부품의 15% 정도인 200여개는 한국산 제품이 사용됐다. 하 본부장은 “제품 품질에 대한 선입견이 있을 수도 있지만, 개발단계부터 한국 법인이 참여해 소비자들이 품질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에고CT는 전장 7500㎜, 전폭 2340㎜, 전고 3140㎜로 경쟁차종인 현대차의 카운티, 자일대우버스의 레스터보다 크다. 선롱버스코리아 측은 “두에고는 다른 중형버스가 접이식 좌석을 포함해 25인승인 것과 달리 완전한 25개 시트를 장착해 실내공간이 넓고 편하다”고 소개하고 있다. 가격은 두에고CT가 6750만원, 두에고EX가 6650만원으로 국내 차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선롱버스코리아는 오는 4월 개최되는 서울모터쇼에 처음으로 참가해 두에고EX를 포함해 다양한 신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
[기획] 중국산 버스의 습격… 우리동네도 달리나
입력 2015-02-16 02:23 수정 2015-02-16 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