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서 3년째 ‘시낭송교실’ 백시향 시낭송교육원장 “詩, 특정인들만 누릴 수 있는 것 아냐”

입력 2015-02-16 02:04 수정 2015-02-16 10:38
백시향 한국시낭송교육원장(울산대 평생교육원 교수)이 최근 울산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시낭송을 하는 모습. 동국예술기획 제공

“시 낭송회는 특정 부류의 사람들만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시를 잘 모르더라도 마음속 여유를 갖고 서정을 일깨우고 싶다면 누구든지 환영합니다.”

백시향 한국시낭송교육원장이 울산대 평생교육원에 2013년 개설한 시낭송교실이 문화예술계의 호평을 받으며 화제가 되고 있다. 인문학 강좌가 붐을 이루는 가운데 시인 중심의 시 낭송회는 더러 열리지만 대학에 일반인 대상 시낭송교실이 개설된 경우는 드물다. 15주 과정으로 3기까지 배출한 시낭송교실 수강생은 100여명에 달한다.

네덜란드 국립원예사범학교를 나와 플로리스트(화훼전문가)로 활동하던 백 원장은 어느 날 시 낭송을 접하고 빠져들었다. 2013년 ‘제1회 대한민국 국회의원 시 낭송 예술제’에 초대되기도 한 백 원장은 그동안 전국 곳곳의 문화예술행사에서 시 낭송가로 활동해 왔다. 문병란 시인의 추천으로 계간 ‘문학예술’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하기도 했다.

지난 주말 울산에서 만난 백 원장은 “바쁘게 살아오다 시 낭송을 하면서 자신을 추스르고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 들었다”며 “사회활동에서 물러나거나 가족으로부터 소외받아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든 시기의 사람들이 시 낭송을 통해 용기와 삶의 활력소를 얻고 자존감을 회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3기 졸업생 수료콘서트를 성황리에 가진 시낭송교실은 봄 학기 4기 수강생을 모집 중이다. 백 원장은 “모든 사람들이 마음속에 시 한 편을 간직하고 낭송하는 그날까지 시 낭송 강의는 계속될 것”이라며 의욕을 다졌다.

울산=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