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 안되고 머리 아프다 했더니 ‘명절’이네… 명절증후군 극복 이렇게

입력 2015-02-17 02:45

설 연휴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여 즐거워야 할 명절이지만 설 연휴는 언젠가부터 스트레스의 대명사가 되었다. 가족 및 친지와 함께 하는 시간, 풍성한 설음식 등은 생각만 해도 즐겁지만 또 한편으로는 먼 이동거리, 고부간의 갈등, 금전적 부담 등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명절 때 받는 스트레스로 인해 심신이 괴로워지는 명절증후군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다. 소화기병 전문 비에비스나무병원은 최근 20∼69세 성인 남녀 41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설 때 명절증후군을 겪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62%에 달했다고 16일 밝혔다.

증상별로는 소화불량, 복통, 설사, 변비 등의 소화기 증상이 32%로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근육통 및 관절통(25%), 우울, 짜증, 무기력 등 정신·심리적 증상(23%), 두통(13%), 기타(7%)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음식물을 소화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위는 자율신경의 영향을 받는다. 자율신경은 본인의 의지대로 제어할 수 없는 신경으로, 감정이나 정서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다시 말해 불안이나 우울, 스트레스, 긴장과 같은 자극이 자율 신경계를 자극하면 위 운동까지 영향을 받게 된다는 얘기다. 설 등 명절 때만 되면 스트레스로 인해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이유다.

변비나 설사를 겪는 사람도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이 흥분해 순간적으로 많은 혈액을 근육에 공급하므로 상대적으로 소화기관에는 평소보다 적은 양의 혈액만 있게 되는데, 이 경우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소화기관의 운동이 느려져 소화불량이나 변비가 생길 수 있다.

스트레스로 인한 소화기 이상 증상은 말 그대로 심리적 불안과 갈등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시간의 운전 중 혹은 설날 음식을 만드는 도중 잠깐씩 휴식시간을 갖도록 노력하자. 특히 안정된 자세로 눈을 감고 명상을 하거나 심호흡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운동은 엔도르핀을 생성해 밝고 긍정적인 생각에 도움을 주므로 가족들과 같이 가볍게 운동을 즐기는 것도 좋다.

비에비스나무병원 민영일 원장은 “명절 때마다 스트레스로 소화기 이상 증상을 겪는 사람은 음식 섭취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평소 먹었을 때 불편했던 기억이 있는 음식은 되도록 피하고, 기름진 음식 역시 위의 소화능력을 떨어뜨리므로 많이 먹지 않도록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귀향 및 귀경 길의 장시간 운전도 몸과 마음을 지치게 만드는 요인이다. 오랜 시간 한 자세로 앉아 있으면 체중이 허리에 집중적으로 쏠려 만성 요통을 유발하며, 앉아있는 자세는 서 있을 때보다 허리에 1.5배의 하중 부담을 주게 된다.

결국 혈액순환도 방해를 받아 다리가 저리는 등 통증을 느끼기 쉽다. 또 교통 정체 속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 보면 정신적 피로를 동반하고 작은 일에도 예민해지고 난폭해지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정덕환 교수는 “특히 많은 운전자가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뒷주머니에 휴대전화나 지갑을 넣어둔 채 운전하는 것인데 이런 작은 행동도 몸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장시간 장거리 운전이 불가피할 때는 최대한 가벼운 차림으로 운전을 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장거리 운전에 따른 심신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1∼2시간마다 차에서 내려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며 잠시 휴식을 취해야 한다. 또 때때로 창문을 내려 환기를 시키고 맑은 공기를 쐬면서 기분 전환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