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이식이 당뇨 극복을 위한 가장 확실한 수단이 될까. 국내 한 병원에서 최근 22년간 췌장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들 10명 중 약 9명이 이식 후 혈당 조절을 위해 더 이상 인슐린 주사를 맞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건강이 좋아졌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서울아산병원은 장기이식센터 한덕종 교수팀이 지난 1992년부터 2014년까지 인슐린 치료를 해도 혈당 조절이 잘 안되거나 만성 신부전증 등 심각한 합병증에 시달리다 췌장이식 수술을 받은 271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이식 편 췌장 생존율이 8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이식 편 췌장 생존율이란 이식 후 인슐린 분비 기능이 정상화돼 최소 1년 이상 정상혈당을 유지하는 비율을 가리킨다. 췌장이식 수술은 당뇨 환자 대상 인슐린 치료의 한계점을 극복할 목적으로 1966년 미국 미네소타대학에서 처음 시작됐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300여개 이상의 장기이식센터에서 췌장이식수술을 시행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미국에서만 중증 당뇨 환자 2만7000여명이 이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교수팀은 1992년 국내 최초로 췌장이식 수술에 성공했으며 2006년(23회)부터 매년 두 자리 수 이상의 췌장이식 수술을 시행 중이다. 2003∼2004년에는 두 해 연속 각각 38회 시술 기록을 올리기도 했다.
한 교수는 “당뇨 투병 기간이 길어질수록 당뇨망막증, 당뇨발, 신부전증 등 합병증 발생위험이 높아지면서 생존율도 떨어지기 때문에, 인슐린 치료가 어려운 환자의 경우 합병증 발생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췌장이식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췌장이식, 당뇨 극복 희망이 보인다
입력 2015-02-17 0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