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을 찾지 않는 사람들에게 닷새간의 설 연휴는 결코 짧지 않다. 좀 더 풍성한 설 연휴를 보내고 싶다면 특별한 공연장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공연마다 콘셉트가 다양해 골라 보는 재미가 있다.
추억 여행-‘90년대 스타 빅쇼’부터 ‘이장희 콘서트’까지
올 설에는 유독 과거를 추억할 만한 공연이 많다. 우선 지난해 연말 MBC 무한도전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로 시작된 1990년대 복고 분위기를 ‘백 투 더 나인티스 빅쑈’(사진)가 이어간다. 2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다. ‘토토가’에 출연해 화제가 됐던 지누션, 소찬휘부터 룰라, DJ DOC 등 90년대 최고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진행은 개그맨이자 MC로 활약하는 홍록기가 맡았다.
관객들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도 준비했다. 90년대에 가까운 복장을 하고 온 관객을 선발하는 포토제닉 콘테스트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70년대 향수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2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이장희 콘서트도 빼놓을 수 없다. 이장희는 오케스트라 연주에 맞춰 자신의 히트곡들을 들려준다.
국내 최고령 MC인 송해는 설날 당일인 19일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22일 부산시민회관에서 ‘송해빅쇼3-영원한 유랑청춘’을 공연한다. 1, 2부에 걸쳐 추억의 극장쇼와 뮤지컬 토크쇼 등을 진행한다.
가족 공연-대중적 스토리 ‘로빈훗’·스트레스 해소엔 ‘난타’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뮤지컬로는 ‘로빈훗’을 추천한다. 서울 구로구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이 작품은 대중적인 스토리에 코믹한 요소를 곳곳에 포진시켜 아이들이 보기에도 적합하다. 설 연휴기간엔 20% 할인 혜택도 주어진다. 설 당일에는 공연이 없고 18, 20일 하루 2회(오후 3시·7시) 막을 올린다.
연극 ‘해롤드 앤 모드’는 19세 소년 해롤드(강하늘)와 80세 귀여운 할머니 모드(박정자)의 사랑과 우정을 담은 연극이다. 60년이 넘는 세월의 간격 속에서 두 사람이 삶의 위대함과 사랑의 완전함을 무겁지 않은 톤으로 이야기한다. 18∼20일 연휴 기간에는 오후 3시 공연만 열린다. 4인 이상 예매 시 20% 할인 혜택도 있다.
명절 스트레스를 날리고 싶다면 대한민국 대표 공연 브랜드 ‘난타’가 제격이다. 18∼21일 연휴 기간 중 오후 2시 공연을 추가해 서울 충정로 공연장은 하루 3회, 명동 공연장은 4회 공연한다. 세 명의 요리사가 결혼식 파티를 준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가 화려한 퍼포먼스와 같이 펼쳐진다. 설맞이 이벤트도 풍성하다. 명동 공연장은 20일 밤 10시30분 심야 공연을 마련해 막걸리와 스낵을 제공한다. 충정로 공연장은 연휴 내내 티켓 가격을 2만원으로 통일했다. 오후 2시 공연을 관람하는 가족에게는 사진촬영의 기회도 준다.
웰 메이드 어린이 공연으로 꼽히는 오페레타 ‘부니부니 음악탐험대’도 서울 중구 국립극장 KB청소년 하늘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 모차르트의 ‘밤의 여왕’ 등 클래식 음악을 사용한 뮤지컬 넘버 등으로 구성했다. 연휴기간 어린이 동반 부모는 1만원, 조부모는 1000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고전 공연-국립민속박물관 양띠 특별전 등 프로그램 풍성
설 분위기를 내려면 고전 공연도 좋다. 국립민속박물관은 18∼22일 ‘국립민속박물관과 함께하는 설 한마당’에서 민속 체험, 양띠 특별전 등 32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그중 문화 공연이 눈길을 끈다. 19일에는 ‘뿌리패 예술단의 신명나는 춤과 타악 만남’, ‘단심줄 놀이와 함께하는 전통연희 한마당’ 공연이 열린다. 20일 ‘오산오미걸립농악과 풍류한마당’과 ‘새해를 여는 사자춤’, 21일 ‘한푸리국악관현악단의 희희락락’과 ‘광개토사물놀이의 무브먼트 코리아’도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설 연휴 기간에도 과천관, 서울관, 덕수궁관의 문을 열어 다양한 행사를 갖는다. 과천관은 20, 21일 ‘2015 을미년, 다같이 돌자 미술관 한바퀴’를 준비했다. 관람객이 전통예술공연단 타투의 태평소 시나위 연주와 함께 미술관을 돌아보는 길놀이를 할 수 있다. 야외조각공원에는 풍물놀이와 대동놀이도 준비돼 있다. 서울관은 18일 ‘OH!∼락 樂 콘서트’를 개최한다. 에스닉 팝 그룹 ‘락(RA:KK)’이 새롭게 구성한 판소리 ‘심청가’를 선보인다. 과천관과 서울관은 무료다.
19∼20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리는 국립국악원 절기공연 ‘설-청양해의 의기양양’은 국악관현악단의 연주와 명절 동요, 민속놀이 무용, 소고춤까지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종합 선물세트다. 전석 1만원인데 양띠, 한복 착용자, 3대 가족에는 50% 할인 혜택도 있다.
서윤경 김미나 기자 y27k@kmib.co.kr
[설 공연] 아련하고… 신나고… 흥겨운 ‘종합 공연 세트’
입력 2015-02-17 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