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영화] 코미디·액션·SF 푸짐한 상차림… 세배 마친 뒤엔 ‘시네마 천국’

입력 2015-02-17 02:45
설 연휴 극장가에 흥행 경쟁을 벌이는 영화들. 왼쪽부터 ‘조선 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 ‘아메리칸 스나이퍼’ ‘모데카이’ ‘쎄시봉’. 각 영화사 제공

설 연휴 극장가에 차려지는 영화 상차림이 푸짐하다. 가족·친구·연인끼리 볼만한 작품을 줄줄이 선보인다. 메뉴도 다양하다. 코미디, 액션, 드라마, 로맨스, SF, 애니메이션 등 장르별로 선택할 수 있다. 흥행몰이는 한국영화와 할리우드를 비롯한 외국영화가 대결을 벌인다. 관객들은 입맛대로 골라 볼 수 있어 즐겁다.

◇역시 코미디가 최고예요=명절에는 전통적으로 코미디가 강세를 보였다. 올해는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과 ‘모데카이’가 웃음을 선사한다. 2011년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의 흥행(478만명)을 이어가겠다는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은 불량 은괴 유통사건을 해결하는 명탐정 김민(김명민)과 조력자 서필(오달수)이 전편을 능가하는 호흡을 보여주며 시종일관 폭소를 자아낸다. ‘모데카이’는 명화를 훔치는 사기단의 좌충우돌을 그린 작품으로 조니 뎁과 기네스 팰트로의 코믹연기와 액션이 눈길을 끈다.

◇화끈한 액션은 어때요=‘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가 눈에 띈다. 실패한 인생을 살던 거리의 소년이 국제비밀정보기구인 킹스맨의 최정예 요원으로 거듭나는 내용을 담은 스파이 영화다. 첨단무기를 활용한 스타일이 다른 액션이 볼만하다. 최초로 액션 블록버스터에 도전한 콜린 퍼스가 지팡이 하나로 선보이는 절도 있으면서도 리듬감 넘치는 영국 신사의 액션이 쾌감을 더한다. 이민호·김래원 주연의 ‘강남 1970’도 화려한 액션을 선사한다. 비 오는 날의 집단 난투극 등 유하 감독의 스타일이 살아있다.

◇옛 추억을 담아드려요=1300만 관객을 돌파한 ‘국제시장’의 흥행 가도는 설 연휴에도 계속된다. 1960∼70년대의 아스라한 추억과 아버지 세대의 절절한 사연을 담은 이 영화는 온 가족이 모인 설날 최대의 얘깃거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한국 포크 음악의 산실인 서울 무교동 음악감상실 쎄시봉을 무대로 한 ‘쎄시봉’도 가슴 아린 첫사랑과 1970년대의 낭만을 전한다. 트윈폴리오(윤형주·송창식)의 ‘웨딩 케이크’, 이장희의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등 추억의 노래도 들을 수 있다. 정우와 한효주의 영화 속 로맨스가 상큼하다.

◇상상의 세계로 떠나보세요=영화 ‘매트릭스’ 시리즈로 유명한 라나·앤디 워쇼스키 남매가 연출한 SF(공상과학) ‘주피터 어센딩’이 볼만하다. 우주 지배를 둘러싼 거대한 권력 다툼의 한복판에 놓인 주피터의 얘기를 그린 작품으로 배두나가 현상금 사냥꾼으로 출연해 존재감을 과시한다. ‘7번째 아들’은 영국 판타지 작가 조셉 딜레이니의 베스트셀러 ‘워드스톤 크로니클’을 스크린에 옮긴 판타지 블록버스터다. 초자연적인 힘과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7번째 아들의 활약이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스펙터클하게 전개된다.

◇실화의 재구성이 재밌어요=베네딕트 컴버배치 주연의 ‘이미테이션 게임’은 2차 세계대전 당시 1400만명의 목숨을 구한 천재수학자 앨런 튜링의 얘기를 다룬 영화다. 스티브 카렐이 주연을 맡은 ‘폭스캐처’는 화학제품 사업으로 거부가 된 존 듀폰의 1984년 LA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살해 사건을 다뤘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이라크전에서 160명을 저격한 전쟁 영웅을 그린 영화다. 세 작품은 23일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작품상·남우주연상 등을 놓고 경쟁을 벌여 관심이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