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철(1916∼1993)
가식(假飾)이 아닌 마음으로
오랜만에 평온한 마음으로
옥상(屋上)의 하얀 눈을 밟는다.
너무나 많았던
미움의 얼굴들에게
지금의 미소를 던질 수 있는
이 아침의 공기로
믿음이 새로워지는
이 순간이 황홀하다.
사랑의 깊은 의미와
행복의 참된 가치가
이렇듯 눈부시게 와 닿는
옥상에서
봄을 기다리는
반가운 소식이 이미 와 있는
저 산봉(山峰)의 숨결이
이렇게 고맙게 들린다.
[신앙시] 소망
입력 2015-02-14 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