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어린이대공원 사육사 사망 사고는 숨진 김모(52)씨가 사자가 머무는 내실에서 방사장으로 통하는 문을 잠그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사고 발생 후 26분이 지나서야 뒤늦게 119에 신고하는 등 공원 측의 초동 응급 대처도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안찬 어린이대공원 원장은 13일 브리핑에서 “피해 직원은 12일 오후 2시22분쯤 사자 방사장 청소를 위해 방사장에 들어갔고 2시23분쯤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사고를) 무전으로 접수한 수의사가 2시49분쯤 현장에 도착한 즉시 119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CCTV 확인 결과 김씨가 내실 1번에서 방사장으로 나가는 문을 닫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공원 측은 밝혔다. 이에 사자 두 마리가 열려 있는 내실 문을 통해 방사장으로 나왔고 무방비 상태에 있던 김씨를 공격한 것으로 추정된다.
맹수(사자)마을에는 사육사가 2명 근무하는데 사고 당일 동료 직원이 쉬는 날이어서 2인1조 근무 수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공원 측의 사고대응 시스템도 허술했다. CCTV가 여러 대 설치돼 있지만 사각지대가 있고, 주간에는 실시간 모니터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김씨가 사고를 당한 후 11분이 지나서야 우연히 소방점검에 나선 직원이 사건 현장을 발견하고 상황을 무전으로 알렸을 정도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사육사, 사자 내실문 안 잠가 참변
입력 2015-02-14 0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