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 은행들에 도움의 손길을 뻗었다. 그리스 국채를 담보로 한 대출은 승인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긴급유동성지원(ELA)’을 통한 긴급 대출 한도는 늘렸다. ECB가 그리스 은행에 대해 ELA 한도를 650억 유로(약 81조5113억원)로 50억 유로 증액했다고 12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ECB가 이날 열린 전화 회의를 통해 1주일 만에 그리스의 요청대로 ELA 한도를 상향 조정했다”고 전했다. ECB는 지난 5일 그리스 은행들에 최대 600억 유로의 ELA를 승인했다. 금융권은 ECB가 대출 한도를 늘린 것은 그리스 은행권이 대규모 예금 인출로 인한 압박을 크게 느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그리스 시중은행에서는 하루 2억∼3억 유로 수준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그리스 정부는 이날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이 지난 1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그룹(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 회의에서 구제금융 연장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에 서명했는지를 두고 파이낸셜타임스(FT)와 치열한 진실 공방을 벌였다.
FT는 이날 “유로그룹 회의에서 그리스 대표단이 공동선언문에 서명을 마쳐 회의가 끝났으나 막판에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그리스 측은 이에 대해 “오보”라고 반박했다. 그리스는 “그리스 당국은 현행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연장할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기관들과 건설적이고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합의했다”는 부분 때문에 성명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CB, 그리스 은행에 유동성지원한도 50억유로 증액
입력 2015-02-14 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