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우커 13만명 잡아라… 맞춤 마케팅 열기

입력 2015-02-14 02:10

우리의 설 명절에 해당하는 중국 춘제(春節) 연휴(18∼24일)를 앞두고 명동 등 서울 주요 관광지는 벌써부터 요우커(游客·중국인 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늘기 시작했다. 이번 연휴기간 지난해보다 30% 정도 증가한 12만6000명의 요우커가 방문할 것으로 추산되면서 화장품·의류를 비롯한 유통가가 대대적인 ‘춘제 특수 마케팅’에 나섰다.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제 연휴 때마다 요우커가 급증하고 있다. 2012년 5만여명에서 2013년 7만1000여명, 지난해에는 9만7000여명으로 2년 사이 배 가까이 늘었다. 백화점의 중국인 매출도 급증했다. 롯데백화점은 2013년 춘제 기간 중국인 매출이 전년 대비 264% 늘었고 지난해에는 125% 증가했다. 현대백화점도 2013년과 지난해에 각각 172%, 166% 증가했다.

요우커가 증가하면서 춘제 마케팅도 보다 다양해지고 있다. 백화점 면세점 등 종합유통채널 외에 개별 브랜드 등도 대규모 춘제 마케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제일모직은 13일부터 22일까지 대표 브랜드 8개 매장에서 ‘훙빠오(紅包)’ 이벤트 등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훙빠오는 붉은 봉투라는 뜻으로 여기에 돈을 넣어 전달하면 축복을 더하는 의미가 있다. 제일모직 브랜드 매장에서 상품을 구입하면 1개의 훙빠오를 받을 수 있다. 안에 든 교환권 등수에 따라 순금 8.8g(8명), 의류교환 10만원권(88명), 셀카봉·양말·마스크팩(각 1888명)을 지급하다. 중국인이 좋아하는 숫자 ‘8’을 활용했다. 중국어 가능 인력을 배 확충하고 셔틀버스도 운행한다.

코오롱FnC는 코오롱스포츠 주요 매장에서 신제품 가격을 12% 할인해 판매가의 88%만 받는다. 중국인 대상 맞춤형 제품 ‘굿럭(Good Luck) 상품’도 기획했다. 쇼퍼백, 파우치 등 여행에 필요한 7가지 상품에 중국인이 좋아하는 디자인과 컬러를 적용했다.

화장품 업계는 브랜드별 맞춤형 기획 세트를 준비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는 중국인 선호도가 높은 ‘안티에이징 진설라인’ 기획 세트를 강화했다. 라네즈의 경우엔 춘제를 앞두고 중국인에게 인기 높은 마스크시트 5개 제품을 새로 선보였다. 아리따움 명동·인사동 매장에서는 ‘부자되세요(恭喜發財)’ 이벤트를, 명동 라네즈 매장에서는 ‘행복한 춘제 되세요(春節快樂)’ 행사를 진행한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중화권에서 인기 높았던 ‘후’를 10만원대부터 100만원대까지 가격대별로 세트를 구성했다.

롯데백화점은 6∼24일 본점, 잠실점, 부산본점을 통틀어 가장 많이 구매한 중국인 고객 1명을 선정해 2000만원 상당의 1.5캐럿 다이아몬드 왕관을 증정한다. 세금 환급 데스크 주변에 실시간으로 구매 1위자를 게시해 자연스럽게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과시 욕구가 큰 중국인의 구매심리를 자극하는 것이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