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외국인 유학생에 한국 알리며 복음 전해요”

입력 2015-02-16 02:26
유하영 집사(오른쪽)가 최근 서울 경희대 부근에 있는 카페 띠아모에서 일본인 유학생 모키 하루카씨와 이야기를 나누다 웃음을 짓고 있다. 유 집사가 전도한 하루카씨는 오는 4월 세례를 받고 장로회신학대학원에서 공부할 계획이다. 강민석 선임기자

서울 동대문구 회기로에 위치한 카페 띠아모. 카페에 들어가니 서너 명의 이슬람 학생들이 책을 읽으며 토론하고, 중국인 여학생들이 자국어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한쪽 구석에서는 이탈리아 학생이 노트북으로 작업 중이다. 한 미국인 여학생은 카페 주인에게 또렷한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했다.

한국인보다 유학생들이 많이 찾는다는 이 카페에선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카페 대표 유하영(52·동안교회) 집사는 띠아모 카페를 통해 유학생들에게 한국 문화를 알리며 복음을 전하고 있다.

카페 주변은 경희대, 서울시립대, 한국외국어대와 가까운 ‘대학가’다. 최근 한류 열풍으로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유학 온 외국인 학생들이 크게 증가했다. 유 집사는 “카페에 오는 유학생들을 보면 K팝 등 한류의 위상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2012년 3월 유 집사는 하던 사업에 어려움이 생기자 과감히 접고 이곳에 카페를 개업했다. “많은 외국인 학생들을 보면서 이들이 하나님을 알고 있을까 궁금했어요. 그때부터 그들에게 관심을 갖고 복음을 전했죠.”

가까이에서 본 유학생들의 한국 생활은 고단했다. 부유한 환경의 학생들도 있었지만, 한 달 100여만원의 생활비를 대기 빠듯해 열악한 고시텔에 살며 건강까지 나빠진 학생도 있었다.

유 집사는 평소 30여명의 유학생들과 친밀한 관계로 교제한다. 이들에게 수시로 한국음식을 제공하고 한국어 회화도 가르친다. 아픈 이들을 위해 병원비도 지원하곤 한다. 매주 화요일에는 성경공부를 통해 복음을 전한다. 특히 일본인 여학생 모키 하루카(27·동안교회)씨에게는 무료로 홈스테이를 제공하고 있다. 문화가 다른 외국인과 한 집에서 생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유 집사는 “불편이 없지 않지만 선교하는 보람을 생각하면 얼마든지 기쁘게 감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타지에서 외로움을 느꼈던 유학생들은 유 집사의 헌신에 힘입어 그리스도인의 사랑을 느끼며 마음의 문을 열었다. 유학생들은 이곳에서 한국어를 연습하며 한국어 실력이 부쩍 늘기도 했다. 특히 홈스테이를 하는 하루카씨의 변화는 놀라울 정도다. 그는 서울 동안교회 특별새벽기도회에 40일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참석하며 믿음을 키웠다. 12주 과정의 ‘전도 폭발 훈련’을 받은 후에는 일본에 있는 가족들도 영접하게 했다. 한국 남자와 결혼하고 싶다는 하루카씨는 오는 4월 세례를 받고 장로회신학대학원에서 공부할 계획이다.

그는 “해외에서 많은 비용을 지불하며 선교하는 것보다 한국에 잠시 와 있는 유학생과 같은 나그네들에게 전도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이곳은 선교의 황금어장”이라면서 “하지만 여호와의증인이나 모르몬교 신도들에 비해 개신교의 전도 노력이 미미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동안교회 성도 중에 다섯 가정 정도 만이라도 무료로 외국인 유학생 홈스테이를 해줬으면 좋겠다”면서 “성도들이나 교회가 유학생들에게 거주 공간만 제공해도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