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껍아 두껍아, 새 집 줄게” 구룡산 대체 서식지 조성키로

입력 2015-02-13 02:20
올해 청주시 본예산에 ‘살고 싶은 행복한 도시계획 수립’이라는 항목의 사업 예산 20억원이 편성됐다. 사업명은 구룡산 도시생태계 서식지 구축이다.

두꺼비 서식지로 유명한 구룡산 아래쪽에 전원주택을 지으려는 개발업자와 생태 환경 파괴를 이유로 막으려는 환경단체(구룡산살리기시민대책위원회)가 맞서자 시가 개입해 중재를 이끌어 낸 결과물이다.

지난해 7월 합의된 중재안은 크게 전원주택 축소(12채→8채), 대책위가 1필지 매입, 도시생태계 서식지 구축이었다. 마지막은 시가 애초 전원주택 개발 대상지였던 청주지방법원 뒤 구룡산 골짜기 내 사유지를 사들여 8056㎡ 규모의 두꺼비 등 양서류 서식지를 조성하겠다는 것이었다.

이 구상은 환경부 생태계 보전협력금 반환사업 공모 선정을 전제로 기획됐다. 시의 뜻대로 지난 10일 두꺼비 대체 서식지 복원사업이 생태계 보전협력금 반환사업에 선정됐다. 시는 밭으로 쓰이는 사유지(6필지 6806㎡) 보상을 마친 뒤 다음 달까지 해당 토지를 환경부에 제공할 예정이다. 토지 소유자들은 매각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두꺼비 등 양서류 산란과 서식을 위한 습지와 참나무숲, 생태학습 탐방로 조성 공사를 연말까지 벌이게 된다. 사업비는 5억원이다.

최주원 시 도시계획팀장은 12일 “대체 습지가 조성돼 생태환경이 좋아지면 두꺼비 개체 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환경단체는 이번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 선정을 끝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지금이 ‘구룡산 살리기’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청주=홍성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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