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을 오래 한 사람이라고 흔들리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신천지 등이 노리는 대상은 초신자들이 아닙니다. 성경공부를 아무리 많이 해도 교리를 모르면 도루묵일 수 있습니다. 작은 시련을 견디지 못하고 주저앉거나 이단들의 꾐에 빠지기 십상이지요.”
서울 종로구 김상옥로 연동교회 이성희(67) 목사는 최근 펴낸 ‘평신도를 위한 소요리문답’(한국장로교출판사) 출간 동기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 목사는 사반세기 동안 주의 몸된 교회를 섬기며 “이것 하나만은 참 잘했다”고 자평하는 것이 있다고 했다. 오랫동안 장로들과 함께 말씀을 공부한 것이다. 토요일 아침이면 새벽기도를 마친 뒤 ‘장로성경공부’가 이어졌다. 덕분에 이 목사는 장로들과 영적 교감을 가지게 됐고, 충분한 대화와 묵상을 통해 인격적 소통을 했고 편안한 관계 속에서 목회를 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우리도 함께 공부하고 싶습니다.” 20여년을 장로들과 함께 공부했더니 이번엔 집사들도 공부하겠다고 나섰다. 장로들과 공부하면서 또 다른 성경공부 시간을 할애한다는 것은 무리였다. 제한된 시간 속에서 지혜가 필요했다. 장로들의 양해를 얻어 토요일 새벽기도 후에 ‘평신도 아카데미’라는 말씀 공부를 열게 됐다. 평신도들과 함께 공부할 주제 선정을 위해 고심하다 얻은 것이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을 풀어쓴 소요리문답이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은 1643년 7월 1일 영국 웨스트민스터 대회당에서 채택한 신앙고백이다. 표준문서는 ‘신앙고백’ 33장과 ‘대요리문답’ 196문과 ‘소요리문답’ 107문으로 구성돼 교회 정치와 예배의 모범으로 집대성한 것이다.
“영국교회 신앙고백의 표준문서였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은 청교도들이 미국에 전수해 미국장로교회 신앙고백의 기초가 됐으며 한국장로교회의 신앙고백으로 자리 잡게 됐습니다.”
이 목사는 소요리문답은 17세기부터 21세기인 지금까지 세계 모든 장로교회가 표준적 교리로 삼아 온 중요한 교과서라고 했다. 이 문답은 성경을 체계적으로 요약해 ‘칼뱅주의 교리의 완숙한 표현’이라고 불리며, ‘개혁주의 신학의 집약’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 특히 문답 형식으로 돼 있는 소요리문답은 간결하면서도 성경이 말하고 있는 개혁주의 교리에 대한 명쾌한 답을 주고 있어 350년 동안 개신교회의 교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한국교회는 복음의 본질에 대한 대내외적인 저항을 받고 있으며, 교회 역사에서 신앙의 선조들이 목숨을 바쳐 지켰던 복음의 핵심이 훼손되고 있어요. 우리에게 복음을 전해준 미국장로교회(PCUSA)는 동성결혼과 동성결혼 주례 허용을 총회에서 가결했어요. 일부 의원들은 ‘차별금지법’이란 명분 아래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야 구원을 받는다’라는 기독교의 기본 진리가 타 종교에 대한 차별이라고 하여 금지하려는 법을 국회에 상정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런 때에 한국교회는 기독교의 기본 진리를 확실하게 가르쳐야 할 필요성을 그 어느 때보다도 절박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이 목사는 지난해 교황의 한국 방문으로 많은 개신교인들의 가톨릭교회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수년 내 100만명의 개신교인이 가톨릭교회로 개종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많은 개신교인들이 가톨릭교회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것. 이에 대해 이 목사는 “차제에 한국 개신교회는 종교개혁의 당위성을 분명히 알아야 하며, 가톨릭교회가 가지고 있는 비성경적 허구들을 명확하게 가르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 목사는 교황은 잘못이 없다는 ‘교황무오설’, 성모가 구원의 중개자라는 ‘성모 구원설’, 마리아는 죄 없이 태어났다는 ‘마리아 무염시태설’, 성모 마리아가 승천했다는 ‘마리아 몽소승천설’ 등은 성경 어디에도 없는 인간의 교리임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현재 연동교회 담임 목사와 장로회신학대학교 겸임교수로 사역하고 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책과 영성] “신앙생활 오래 해도 교리 모르면 이단 꾐에 빠지기 쉽죠”
입력 2015-02-14 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