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0·미국)가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투어 생활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직접적인 이유도, 복귀 시점도 밝히지 않았다. 그동안 부상과 사생활 문제로 수차례 중단과 복귀를 반복했던 우즈가 본인 스스로 대회 불참 의사를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우즈는 12일(한국시간) “최근 2주간 나에게 매우 실망했다”면서 “내 경기와 스코어는 대회에 나가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권하고 싶지 않았지만 부상 때문에 그런 상황까지 이어졌다”며 “최고 수준에서 경쟁할 수 있을 때 대회에 출전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허리 부상으로 기권했고 그 전주 피닉스 오픈에서는 컷 탈락했다. 우즈는 올해 첫 출전한 피닉스 오픈 2라운드에서 11오버파 82타를 적어냈다. 1996년 프로에 데뷔해 통산 79차례나 PGA 투어 우승컵을 들어 올린 우즈가 317개 투어 대회, 1267번의 라운드에서 남긴 한 라운드 최악의 성적으로 기록됐다. 세계랭킹도 62위까지 밀렸다.
우즈는 오랫동안 부상에 시달렸다. 무릎, 목, 아킬레스건, 허리 등 골프에 치명적인 부위에 골고루 부상을 입었다.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는 티샷 후 허리가 아파 동반했던 빌리 호셸(미국)이 대신 티를 주워주기도 했다. 우즈의 기권은 프로통산 9번째이나 최근 출전한 8차례의 PGA투어에서는 벌써 3번째다.
그는 홈페이지에 “이번 부상은 예전 수술과는 관계가 없다”며 “매일 물리 치료를 받고 있어서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예전의 우즈가 아님을 성적이 증명하고 있다.
2009년 11월 여성편력이 폭로되며 선수생활에 위기를 맞았던 우즈는 2013년 5승을 거두면서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했지만 마지막 대회에서 허리 부상을 호소했다.
우즈가 이처럼 부상과 복귀를 반복한 것은 그의 고집과 초조함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2008년 US오픈에서 다리를 절뚝거리며 연장 18홀과 재연장까지 총 91개홀을 돌면서 경기했고 우승했다. 메이저 대회 15승을 포함해 79승을 올린 우즈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순간이다.
이후 그의 메이저 대회 우승은 볼 수 없었다. 잭 니클라우스의 메이저 18승 도전을 생애 마지막 목표로 삼고 있는 우즈는 과거 충분한 휴식 없이 대회에 출전해 부상을 더욱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우즈가 이번에 복귀 시점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4월 마스터스 출전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우즈는 지난해 허리 부상 때문에 1995년 이후 처음으로 이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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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2-13 0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