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구적으로 자기 자리에서 세심하게 노력한 후진타오보다는 ‘하방’(下放·관료화를 막기 위해 공직자를 일정기간 지방에 보내는 것) 경험으로 고난을 나눈 시진핑이….”
검찰 고위간부 인사 뒤 첫 월요일인 지난 9일 저녁, 김진태(사진) 검찰총장은 서울중앙지검 소속 부장검사 29명 전원을 대검찰청 구내식당으로 불렀다. 조만간 단행될 검찰 중간간부 인사 대상자들이다. 김 총장은 이 자리에서 부장검사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동시에 특유의 ‘하방’ 인사 원칙을 강조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김 총장은 지난해 1월 서울중앙지검 수사부서 부장검사 모두를 지방 일선 검찰청으로 내려가도록 한 바 있다.
김 총장이 지방 근무의 당위성을 설명하며 든 예는 중국 지도자들이었다. 김 총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후진타오 전 주석의 행적을 비교했다. ‘제왕학’을 배우며 엘리트로 큰 후진타오도 훌륭하지만, 농촌 주민들 틈에 녹아들어 온몸으로 민생을 체험한 시진핑이 더 사랑받는 지도자라는 평가였다. 시 주석은 문화대혁명 시절 하방돼 7년간 토굴생활 등의 고난을 겪었다. 총 25년간의 지방생활을 통해 ‘도련님’ 이미지를 벗고 성장했다고 알려져 있다.
서울중앙지검 인력이 지방에 배치되면 일선 수사 역량이 높아진다는 것이 김 총장의 철학이다. 반대로 지방에서 ‘빛’을 보지 못해온 수사 인력에 기회를 주자는 취지도 있다. 파격적인 시도에 검찰 내부의 불만도 없지 않았다. 다만 지역 토착비리 감소 등 순기능은 큰 공감을 얻고 있다.
서울의 부장검사들도 김 총장의 인사 원칙에 따라 수도권이남 지역으로 근무처를 지망해둔 상태다. KTX가 정차해 이동이 원활한 도시나 고향 근처 등이 선호 지역이라고 한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후진타오보다 시진핑 자세로…” 김진태 검찰총장 ‘하방 인사論’
입력 2015-02-12 0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