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에 대한 새정치민주연합 내 기류가 ‘동의 불가’로 급선회했다. 이 후보자의 부적절한 발언이 연일 불거지면서 악화된 여론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또 원만한 대여 관계를 유지해온 문희상 전 비상대책위원장에서 ‘박근혜정부와의 전면전’을 선언한 문재인 대표로 지도부가 교체된 것도 변수로 작용했다.
당 지도부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후보자를 맹비난하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문 대표가 강경한 입장을 밝히며 포문을 열자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주승용 최고위원) “리콜 수준이 아니라 불량완구 수준”(오영식 최고위원)이라는 비난이 이어졌다.
새정치연합은 애초 ‘프리패스’를 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정도로 이 후보자에게 우호적이었다. 지난달 23일 문 전 위원장은 이 후보자가 지명된 직후 “모처럼 정치인 출신 총리가 나온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예행연습이 필요 없이 바로 총리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통령이) 잘한 선택”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불과 보름여 만에 분위기가 완전히 냉담해졌다. 병역면제 의혹, 부동산 투기 의혹 등 이 후보자의 의혹이 제대로 해명되지 않는 데다 이 후보자가 기자들과 가진 점심 식사에서 나온 부적절 발언이 녹취록을 통해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됐기 때문이다.
이 후보자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도 새정치연합에 자신감을 준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이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임의번호걸기(RDD) 방식으로 이 후보자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청문회 전날인 9일에는 부적합이 약 53%(적합 30%), 청문회 이튿날인 11일에는 부적합이 약 55%(적합 32%)로 나타났다.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여론의 추이는 이미 물 건너간 상황이라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며 12일 의원총회에서 당론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도 ‘최후 결정’까지 고민이 없진 않다. 안대희 문창극 전 후보자에 이어 이 총리 후보자까지 세 번 연속 낙마할 경우 보수층 반발로 역풍이 불 수도 있어서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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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2-12 02:40 수정 2015-02-12 0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