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표결’ 충돌] ‘언론외압’ 다음은 부동산… 李, 여유 되찾고 적극 해명

입력 2015-02-12 02:46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뒷모습)가 11일 국회 제3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 중인 새누리당 박태흠 의원(뒷줄 왼쪽 첫 번째)을 바라보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11일 모두 마무리됐다. 여야는 이날 증인과 참고인 15명을 불러 부동산 투기와 병역기피 등 주요 의혹에 대한 검증을 진행했다. 이 후보자는 독립 생계를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던 차남의 재산을 공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의혹 불식에 나섰다. 식사자리 녹음파일 공개로 청문회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던 ‘언론외압’ 문제는 따로 언급되지 않았다.

◇분당 땅 매입 과정 집중 검증=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의 장인이 2000년 분당 대장동 땅을 살 때 관여했던 강희철 명예회장을 상대로 땅 투기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강 회장은 당시 이 후보자 장인과 함께 분당 대장동 땅을 구매했다가 1년 뒤 이 후보자의 장모와 처남에게 되판 인물로, 이 후보자의 오랜 지인이다.

강 회장은 “해당 토지는 투기할 만한 땅이 전혀 아니다”라며 “투기라는 것은 아파트가 들어오던지 지하철이 들어서던지 해야 하는데 그 땅은 그런 게 들어올 만한 자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이 후보자가 부동산 투기를 위해 차명으로 땅을 구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당시는 외환위기 때였다. 3억5000만원이나 하는 돈을 무엇을 믿고 이 후보자에게 차명으로 거래해 주겠느냐”고 답했다.

강 회장은 진선미 의원이 “(땅을 팔 때) 얼마로 계약했느냐”고 묻자 “의원님은 젊으니까 15년 전 일을 다 기억해도 제 나이가 되면 기억이 안 난다”고 답해 빈축을 샀다. 그는 질문 도중 “뭔 얘기 하는 거야 지금” “아, 여보세요” 등 정제되지 않은 용어를 사용했고, “충청에서 (총리) 후보가 나오는데 호남 분이 계속 (질문)하잖아요”라고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듯한 발언까지 했다.

◇적극 해명 나선 이 후보자=이 후보자의 동생이 천안시 아파트 시행사업(청당동 개발사업)과 관련한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된 사건도 도마에 올랐다. 새정치연합 김승남 의원은 “2008년 충남개발공사가 공사 시행 약정을 체결할 때 당시 도지사였던 이 후보자가 최종 승인권자가 아니었느냐”며 “당시 천안은 미분양 아파트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었다”고 추궁했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부지사 전결사항이었다. 저는 충남개발공사가 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반대했다”고 해명했다. 최정현 전 충남도청 공무원도 “홍인의 당시 충남개발공사 사장이 하나부터 열까지 다했다”고 증언했다.

새정치연합 홍종학 의원은 이 후보자가 2002년 한나라당의 ‘차떼기 대선 자금’ 사건 당시 입당 대가로 받은 돈으로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를 매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홍 의원은 “당시 입당 의원 중 한 명인 원유철 의원은 1억8000만원을 수령했다”며 “(이 후보자도) 최소한 1억5000만∼1억8000만원을 지원받았을 것이며, 이 시점이 바로 타워팰리스를 사기 직전”이라고 했다.

이 후보자는 “당시 중앙당에서 대선자금으로 5000만원씩 전 국회의원이 다 받았으며 대선 선거운동을 위해 받은 것”이라며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타워팰리스 매입 당시 동생으로부터 2억5000만원을 빌린 경위를 설명하며 “동생이 전날 전화를 해서 ‘내가 국내에 십수억원의 예금을 갖고 있다. 저 그렇게 가난하지 않다고 주장하라’고 전해왔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차남이 분당 토지 20억원, 예금 1300만원, 대출 5500만원을 갖고 있다며 재산을 공개하기도 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