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대교 106중 추돌’ 사고 부른 짙은 안개 원인은…

입력 2015-02-12 02:12 수정 2015-02-12 09:19
대형 추돌사고가 발생한 인천 영종대교는 사고 당시 습한 대기와 복사냉각 탓에 짙은 안개가 껴 있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11일 “주변에 호수나 강이 있으면 수증기가 증가해 다른 지역보다 복사안개가 쉽게 발생한다”며 “최근 수도권 지역에 내린 눈·비로 대기 중 수증기가 많아진 것도 짙은 안개를 유발했다”고 설명했다. 영종대교는 양 옆으로 길게 바다를 끼고 있어 안개가 끼기 쉬운 지형이다. 평소에도 이 일대는 해무가 짙게 낀다. 밤사이 기온이 내려간 것도 짙은 안개가 끼는 데 한몫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인천국제공항에는 오전 4시30분부터 10시까지 저시정 경보가 내려졌다. 저시정 경보는 가시거리가 400m 이하일 때 발효된다. 목격자들은 “차량 앞 유리까지 안개가 짙게 내려와 앞차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당시 가시거리는 15m 정도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청이 발표하는 안개특보 10건 중 7건이 빗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새누리당 주영순 의원은 지난해 기상청의 안개 예보 정확도가 34.3%에 그쳤다고 밝혔다.

안개특보는 2006년 서해대교 29중 추돌사고를 계기로 2009년부터 시범운용 중이다. 하지만 정확도는 2010년 56.9%, 2011년 36.1%, 2012년 36.7%, 2013년 36%로 오히려 하락세다.

안개 때문에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는 항공편도 잇따라 지연 또는 결항됐다. 이날 코타키나발루를 출발해 오전 7시5분 인천공항 도착 예정이던 이스타항공 ZE502편이 김포공항으로 향하는 등 6편이 회항했다. 23편의 출발·도착 시간이 지연돼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임지훈 기자 zeitgeis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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