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마비 장애 극복 공무원 꿈 이뤘다

입력 2015-02-12 02:43

전신마비 장애와 생활고를 딛고 사회복지사가 된 배승환(42·사진)씨가 12일 충남 천안 나사렛대(총장 신민규) 2014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학사모를 쓴다.

홀어머니 슬하에서 자란 배씨는 15세 때 어머니의 재혼으로 아동복지시설에서 청소년기를 보내야만 했다.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초졸 학력이 전부였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19세에 경기도 안산시 반월공단의 한 업체에 취업한 배씨는 틈틈이 공부해 중·고졸 검정고시를 통과했고 방송통신대에도 입학했다. 어릴 때 꿈인 공무원이 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7급 공무원 시험에 몰두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찾아온 불의의 사고는 배씨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2001년 11월 계단에서 몸을 가누지 못하다 뒤로 굴러 떨어진 그는 하반신 전체와 상반신 오른쪽이 마비된 1급 지체장애인이 됐다. 걷는 것은 물론 혼자서 물조차 제대로 마실 수 없었다. 무력감에 빠진 채 8년간 병원과 국립재활원을 오갔다.

그런 배씨를 다시 일으킨 것은 자신과 같은 장애인을 돕겠다는 꿈이었다. 재활훈련을 받으며 ‘장애인 복지’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30대 후반이던 2010년 나사렛대 사회복지학부에 입학했다. 배씨는 한 팔도 제대로 움직이기 힘든 열악한 신체조건에도 학내 활동보조인의 도움에 힘입어 경영학을 복수 전공했다. 대학이 제공한 장학금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배씨에게 큰 힘이 됐다. 이 같은 도움으로 그는 오는 16일부터 서울 서초구 서초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사회복지사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배씨는 “사회복지사로서 중증장애인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떳떳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앞으로 장애인 복지관을 설립해 나 같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자립할 수 있는 힘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