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벤틀리 폭주 사건’을 일으킨 유정환(35) 전 몽드드 대표가 사고를 내기 30여분 전 다량의 마약류 의약품을 투약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유씨는 지난달 10일 토요일 오전 7시30분쯤 서울의 한 특급호텔 객실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 6∼7정을 물과 함께 삼켰다. 그는 약에 취한 채로 자신의 벤틀리 차량을 몰고 나와 8시5분쯤 강남구 논현동의 편도 6차로 도로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택시를 들이받았다. 유씨는 그대로 도주해 10여분 동안 체어맨, 아반떼, SM7 승용차를 잇달아 추돌했다.
사고로 벤틀리 차량을 더 몰 수 없게 되자 강남구 언주로의 한 미용실 앞에 시동을 켠 채 정차돼 있는 A씨의 아반떼 승용차를 훔쳐 타고 달아났다. 당일 결혼식이 예정돼 있던 A씨 차에는 신랑 예복과 전시용 사진 등이 실려 있었다고 한다. 광란의 질주는 금호터널 안에서 BMW 차량을 들이받고서야 끝이 났다. 유씨는 무면허 상태였다. 그는 경찰이 불구속 입건만 하고 귀가시키자 오후 1시쯤 청담동 자신의 빌라에서 다시 졸피뎀 6∼7정을 투약했다.
유씨는 지난해 8월부터 5차례 걸쳐 회사 직원들을 시켜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 약을 받아오는 수법으로 졸피뎀 64정을 구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사고 닷새 전인 1월 5일에는 태국 파타야의 한 호텔에서 히로뽕을 투약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강해운)는 11일 특가법상 도주차량 및 위험운전치사상, 절도,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6가지 혐의를 적용해 유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유씨는 29세에 자본금 800만원으로 유아용 물티슈 제조업체 몽드드를 창업해 수백억원대 자산을 모으며 성공한 ‘청년 기업가’로 이름을 날렸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강남 ‘벤틀리 폭주 사건’ 前 몽드드 대표, 사고 전 마약류 의약품 다량 투약
입력 2015-02-12 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