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찰스 다윈이 태어난 지 206주년이 되는 날이다. 미국의 ‘반진화론 운동’과 20세기 후반에 시작된 ‘창조 과학 운동’, 이 운동에 과학적 분장을 입힌 ‘지적 설계론’까지 기독교계의 반진화론 운동은 종교와 과학이 어우러져 온 지식 사회의 역사에 대한 무지와 신과 성서에 대한 ‘문자주의적’ 독해가 낳은 폐해다. 이는 한국 개신교계에 비지성주의와 반과학주의의 모태가 된다.
그러나 신학은 신(theos)에 관한 합리적 학문(logos)이다. 기독교 신학은 당시 경쟁하던 다른 종교와 달리 신화(mythos)를 거부하고, 이성(logos)을 택했다. 그 결과 ‘신화에 근거한 이방 미신 종교’를 넘어 ‘이성에 근거한 기독교’ 신학이 탄생했다.
신학은 언제나 ‘새로운 시대 상황과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워졌다. 과거의 지식에 근거한 신학이나 설교를 일방적으로 선포하는 것은 오해와 적대감을 낳고, 한국교회 전체를 불신하게 만든다. 한국교회가 성장을 멈춘 이유는 ‘종교와 과학의 대화’에 무관심했기 때문이다. 기독교 신학이 자신의 처음 정신으로 돌아가 과학과 합리적 대화를 해야만 교회는 새롭게 될 수 있다. 그것이 오늘 다윈의 생일을 축하하는 이유다.
최병학 목사(남부산용호교회)
[겨자씨] 종교와 과학의 대화
입력 2015-02-12 0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