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삼보다 귀한 신입생’… 120여 학교 올해 입학식 못한다

입력 2015-02-11 02:54
“올해도 새내기들이 없어 입학식은 못합니다.”

충북 단양군 대강초등학교 장정분교는 3학급에 학생 7명이 다니고 있다. 장정분교는 올해 신입생이 없고 2명이 중학교에 진학한다. 우리나라 최남단에 있는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초등학교는 올해 졸업생은 물론 입학생도 없다. 인천시 강화도 부속섬인 볼음도에 있는 서도중학교 볼음분교도 신입생이 없다. 강원 양양 남애초등학교 등 19개교는 올해 신입생이 없고 춘천 당림초등학교 등 28개교는 입학생이 1명에 불과하다.

전교생이 60명 이하인 소규모 학교가 늘어나면서 전국 곳곳의 학교들이 폐교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10일 전국 시·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올해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학교는 전국 120여 곳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전남 47개교, 강원 19개교, 경북 15개교, 전북 8개교, 충북 4개교 등이다. 입학생이 1명뿐인 학교도 전국에서 130여 곳에 달한다. 주로 거주 인구가 적고 경제구조가 취약해 이농현상이 많은 농·산·어촌 지역 학교들이다. 대부분 초등학교이고 90%가 본교가 아닌 분교다.

학생 수가 적으면 2개 학년의 학생들이 한 반에서 수업하는 복식학급을 편성할 수밖에 없어 학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교육당국은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을 추진하거나 작은 학교 되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충북의 경우 제천, 단양, 영동의 중학교 9곳을 3곳으로 통합한 기숙형 중학교를 2016년 개교할 예정이다. 현재 속리산중학교와 괴산오성중학교 등 2곳의 기숙형 중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또 올해 15개 초등학교를 농촌 소규모학교 활성화 사업 대상으로 선정하고 이들 학교에 최고 2000만원을 지원한다.

강원도는 초등학생 수가 감소하자 올해 학급당 정원을 시의 동 지역은 지난해 30명에서 29명으로 1명씩 줄여 편성하기로 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학생 수가 늘어 폐교 위기를 극복한 학교도 나오고 있다. 전남 해남군 송지초등학교 서정분교는 2003년 발전기금으로 통학버스를 마련하고 40㎞나 떨어진 해남읍내 학생들을 태워와 전교생이 5명에서 80명으로 늘었다. 제주시 구좌읍 송당초등학교는 인근에 무상 임대주택 12채를 지어 빌려줌으로써 초등학생 자녀를 둔 12가구를 한꺼번에 유치해 학생이 45명에서 62명으로 늘었다.

충북도교육청 관계자는 “해마다 출산율이 낮아지고 농촌 주민들이 도시로 떠나면서 시골의 작은 학교가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속적인 예산 지원과 작은 학교의 장점을 살리는 교육여건을 조성해 학교를 살리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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