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 가신다고요? 그러면 교회에 가보십시오. 거기서 진정한 예배를 발견하십시오. 아프리카 기독교인들은 한국 크리스천보다 가진 게 없고 성경 지식도 부족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향한 간절한 기도와 열정적 예배는 더 강하고 담대합니다. 주님은 약한 그들을 사용하고 계십니다.”
아프리카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기아와 가난, 질병으로 고통 받는 아프리카 대신 영적 잠재력을 가진 ‘블랙 파워 아프리카’를 자랑했다. 자신을 뼛속까지 아프리카인이라고 밝힌 남아프리카공화국 태생 백인(네덜란드계) 목사의 입을 통해서다. 아프리카 곳곳에서 목회자를 훈련하고 교회를 세우는 데 힘쓰고 있는 ‘아프리카 아가페 미션(Agape In Africa Ministries)’ 회장 티너스 딕(68) 목사를 지난 7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아프리카 아가페 미션은 1993년 남아공에서 설립됐다. 본부는 요하네스버그와 프레토리아 사이에 있는 센츄리온에 있다. 아프리카 대륙 오지에 교회를 설립하는 것이 주 목적인 비영리단체다. 2001년부터는 성경학교를 설립해 리더십 스쿨을 운용, 신학 교육과 교회 확장 사역을 해왔다. 지금까지 400여명의 목회자를 훈련해 파송, 아프리카 전역에 5000여개의 교회를 세웠다.
딕 목사가 추구하는 교회는 일반적인 교회가 아니다. 이른바 사도적 교회를 지향한다. 특정 교파를 추구하지 않는 독립 교회다. 그는 ‘신약 교회’라 불렀다.
“신약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을 우선합니다. 사도들의 가르침을 따르며 복음에 입각한 교회를 지향합니다. 사도행전에 따르면 신약 교회의 특징은 회개와 물세례, 성령세례와 기도, 친교와 전도하는 삶을 추구합니다. 우리는 이 6가지 토대에 입각한 교회를 아프리카 곳곳에 세우고 있습니다.” 그가 신약 교회를 설립하는 까닭은 아프리카 기독교가 서구의 선교 활동과 미국 기독교의 영향으로 복음의 본질과 만나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움에서다. 그는 현재 아프리카 교회를 휩쓸고 있는 전염병 같은 영적 질병으로 ‘번영신학’을 꼽았다. 이른바 ‘텔레반젤리스트(미국 텔레비전 복음전도자)’ 등의 방송이 아프리카 기독교인들을 강타하고 있으며 이에 지대한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딕 목사는 “아프리카 목회자들은 TV에 나오는 미국의 높은 빌딩과 엄청난 크기의 교회당, 수많은 신자들을 보면서 압도되고 있다”며 “기독교 신앙의 목적이 부를 축적하고 빌딩과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으로 왜곡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번영신학이 아프리카 교회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라며 “아메리칸 드림 대신 참된 복음의 비전을 좇는 교회로 변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딕 목사는 이에 대한 처방을 교육에서 찾았다. 그는 90년 10월, 19명의 현지 목회자들과 함께 모잠비크에 갔던 일을 설명했다. 교인들은 순수하고 열정적이었으나 지식이 없었다. 목회자 역시 신자들을 예배 참석자로만 놔둔 채 전도자로 도전하지 않았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성경학교였다.
2001년 잠비아 무풀리아 지역에 성경학교를 세웠고 2년 전에는 나이지리아에도 성경학교를 세웠다. 학교엔 잠비아를 비롯해 말라위 콩고 보츠와나 탄자니아 짐바브웨 나이지리아 등 10여개 국 출신 목회자들과 신학생들이 와서 훈련을 받았고 이들은 각국 오지 마을에 파송을 받았다.
그는 한국교회와 기독교 계열의 비정부기구(NGO)들의 최근 아프리카 선교와 구호 활동에 대해서도 “돈을 가져오지 마십시오. 대신 양질의 교육을 준비하라”며 “교육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굶주림, 잘못된 신앙을 치유하는 해결책”이라고 충고했다. 한국 선교사들에 대해서도 “한국 기독교를 전파하지 말아야 한다”며 “선교사들은 아프리카 문화와 삶을 배우며 그 땅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프리카를 정의해 달라고 했다. “아프리카는 1700개 부족 이상입니다. 아프리카란 말의 뜻은 즐거움, 행복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행복합니다. 그들은 큰 목소리로 말하며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어색함이란 말 자체가 없으며 자연 속에서 자유를 누립니다. 가난하지만 물질주의에 덜 오염됐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신뢰는 끝이 없습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아프리카 교회에 가보라, 진정한 예배 만날 수 있다”
입력 2015-02-12 0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