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부담 세금, 소득보다 2배 빠르게 늘었다

입력 2015-02-10 02:21

가계의 세금 부담 증가 속도가 소득의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연금과 사회보장 지출의 증가율도 소득보다 가팔랐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2인 이상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31만4334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3.6% 늘어났다. 같은 기간 가계의 월평균 조세 지출액은 15만4276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9% 증가했다. 조세 지출은 근로소득세·재산세 등 가계에 부담되는 직접세인 ‘경상조세’와 부동산세·자동차 취득세 등을 합한 ‘비경상조세’를 더한 것이다.

소득과 조세 지출액의 증가율 격차는 5년 전과 비교해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지난해 소득은 2009년 1∼3분기에 비해 26.7% 늘어났지만 조세 지출액은 같은 기간 47.7% 증가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 커진다. 2004년 1∼3분기와 비교할 때 지난해 소득과 조세 지출액은 각각 55.2%, 108.5% 증가했다.

또 세금뿐 아니라 연금과 사회보장 지출도 소득보다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지난해 1∼3분기 가계의 월평균 연금 지출은 12만1447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8% 늘었다. 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 등 사회보험 지출액은 11만5213원으로 7.2% 증가했다. 3.6%인 소득 증가율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조세 체계에 대해 “부가가치세, 환경세, 재산보유세 등 간접세를 확대하고 근로소득세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OECD는 9일 회원국들에 대한 구조개혁 평가 보고서에서 “(한국은) 앞으로 정부지출 증가에 대처하기 위해 조세 체계를 성장 친화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세종=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