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뮤지션, 영화 ‘쎄시봉’에 이어… 다양한 무대서 존재감

입력 2015-02-11 02:07

지난 주말 영화 ‘쎄시봉’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한국 포크 음악의 산실인 서울 무교동 음악감상실 ‘쎄시봉’을 배경으로 가슴 시린 첫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설을 앞두고 KBS1 ‘열린음악회’는 송창식·양희은 특집을 편성했다. 지난달 29일 녹화에선 각자 솔로 무대를 가진 뒤 ‘아름다운 사람’ ‘슬픈 얼굴 짓지 말아요’ ‘사랑이야’ 등을 함께 불렀다. 송창식은 40여년 전 서울 YMCA식당을 개조한 다방 ‘청개구리’에서 “돈이 필요하다”는 양희은에게 자신의 무대를 10분간 내줬다. 양희은에게 첫 무대였다.

쎄시봉 멤버인 이장희(사진 위)는 2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생애 처음으로 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무대에선 1세대 테너 엄정행, 세계적 콩쿨에서 우승한 테너 신동원과 같이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를 부를 예정이다.

산울림 출신의 김창완이 이끄는 김창완밴드는 최근 3집 앨범을 발표했다. 퓨전국악밴드 잠비나이와 협업해 리메이크한 ‘내 마음의 주단을 깔고’, 김창완의 내레이션으로만 진행되는 ‘E메이저를 치면’ 등 획기적인 곡들이 들어있다.

지난해 MBC ‘무한도전’의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운가’로 시작된 복고 바람이 1990년대에서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70년대의 대중가요 컨텐츠가 영화로, TV로, 공연으로 불려나오고, 70년대 가요계를 이끌었던 뮤지션들도 속속 복귀하고 있다.

포크 대모인 양희은은 12일 실력파 싱어송라이터 이상순과 디지털 싱글 ‘산책’(사진 아래)을 발표한다. 보사노바 풍으로 양희은이 갖고 있는 저음의 매력을 극대화시켰다.

두 사람의 만남은 양희은이 진행하는 싱글 프로젝트 ‘뜻밖의 만남’을 통해 이뤄졌다. 양희은은 음악 동료인 후배들과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번 싱글은 윤종신의 ‘배낭여행’, 이적의 ‘꽃병’에 이어 세 번째다. 양희은은 지난해 11월 8년만의 신보 ‘2014 양희은’을 발표하며 세대를 아우르는 감성을 전달하기도 했다.

양희은은 9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70년대 우리는 욕심 없이 노래를 만들어 불렀는데 그게 오래 가더라. 의도 없는 순수한 서정성을 대중들이 알아본 것”이라며 “작정하고 계획해서 노래를 만드는 최근의 기업형 가수들에게 지친 사람들이 70년대 순수한 시절을 그리워하는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