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상 시상·교장이 테이블 돌며 졸업장 수여… 평생 못 잊을 특별한 졸업식

입력 2015-02-10 02:24 수정 2015-02-10 17:03

10일 오후 2시 대전 서부교육지원청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는 ‘재택순회교육 대상 학생을 위한 작은 졸업식’이란 뜻 깊은 행사가 열린다. 행사엔 중증 장애를 앓고 있는 최모(16)양 등 초·중학생 5명이 ‘빛나는’ 졸업장을 받는다. 뇌병변·자폐성 장애 1급 등으로 혼자서는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이들은 지난 3∼9년간 대전서부교육지원청 특수교육지원센터로부터 재택순회교육을 받아왔다. 재택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졸업식을 갖는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대전의 작은 졸업식은 ‘새 날, 새 날개에 새 꿈을 실어∼’로 주제를 정했다. 주인공들은 아빠 엄마의 도움을 받아 그동안 사랑을 쏟아준 담임선생님들의 가슴에 꽃을 달아줄 예정이다. 교사들은 그동안 찍은 사진집과 더불어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담임상’을 주고 뜨거운 포옹을 해줄 계획이다. 특수교육지원센터 관계자는 “그동안 고생한 학생들에게 칭찬과 감사의 얘기를 건네고, 졸업식이란 행사에 한 번도 참석하지 못했던 학생과 학부모에게 감동어린 시간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졸업 시즌을 맞아 전국에서 특별하고 이색적인 졸업식이 잇따라 열려 학생과 참석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부산 용당초교는 오는 17일 가족참여형 졸업식을 한다. 학생 수에 맞게 원형 테이블을 준비해 가족들이 모두 앉게 한 뒤, 학교장이 직접 테이블을 돌면서 졸업장을 주고 격려하기로 했다.

앞서 전북 순창에 있는 동계중·고교는 지난 6일 축제 같은 졸업식을 가졌다. 행사는 교내 락밴드 동아리와 댄스 동아리 학생들의 공연을 시작으로 흥겨운 한마당이 됐다. 졸업생들은 졸업장 대신 학교생활 중에 직접 만든 미래의 인생 설계도인 ‘나의 꿈, 미래 이력서’를 받았다. 홍태경 군은 “오늘이 있기까지 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꿈 선물을 해주신 선생님들께 무한한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충북 제천상고도 같은 날 ‘사제동행 콘서트와 함께 하는 졸업식’을 가졌다. 3학년 담임교사들의 중창과 댄스, 사물놀이, 후배들의 합창이 이어졌다. 졸업생들은 3년간 입었던 교복을 세탁해 후배들에게 물려줬다.

서울 연희중의 졸업식도 남달랐다. 졸업생들은 스스로 칭찬할 만한 부분을 적은 이른바 ‘셀프 어워드’를 받았다. 졸업생 권진아(16) 양은 “미래를 꿈꾸고 진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함으로써 장차 앞날을 빛 낼 무한한 가능성을 가졌다”며 자신에게 ‘Dreams come true’상을 줬다.

서울 염창중의 졸업식에서는 학부모들이 자신의 자녀 옆에 앉아 같이 졸업식을 즐겼다. 이 학교 안명자 교장은 “3년간 헌신적인 사랑과 희생으로 뒷바라지해주신 부모에게 감사드리라고 특별하게 학부모님을 학생들 옆자리에 모셨다”고 설명했다.

인천 불로중 졸업생들은 뇌출혈로 쓰러진 친구 A군을 위해 성금 455만원을 모아 전달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