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대통령’ 허재(50·사진) 전주 KCC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KCC는 허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시즌 9경기를 남긴 KCC는 9일 현재 11승34패로 프로농구 10개 구단 중 9위에 처져 있다.
왼손잡이 농구 선수로 농구대잔치 시절 기아자동차를 7차례나 우승시켰고, 프로 출범 후에도 원주 TG삼보(현 원주 동부)를 여러 차례 우승과 준우승에 올려놓았던 허재 감독은 2005년부터 KCC를 이끌었다. 그는 지난 10시즌 동안 KCC에 두 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과 한 번의 준우승을 안기며 지도력을 발휘했다. 팀을 4강 플레이오프에도 두 번, 6강 플레이오프에도 한 번 올려놨다.
그러나 KCC는 최근 3시즌 동안 성적이 부진했다. 챔피언 결정전 우승 주역이었던 ‘빅맨’ 하승진(30)의 군 입대와 귀화 혼혈 가드 전태풍(35)의 부산 KT 이적으로 팀 전력이 약화됐다. 2012-2013 시즌 최하위에 머문 KCC는 지난 시즌 7위에 그쳐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팀을 정비한 KCC는 이번 시즌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전술의 핵으로 활용하려던 가드 김민구(24)가 지난해 6월 음주 교통사고를 내면서 허재 감독의 시즌 구상이 어긋났다. 더욱이 김태술(31)이 반년 동안 국가대표로 차출되면서 팀 전술에 제대로 녹아들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하승진도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종아리 부상에서 회복한 하승진은 새해 첫날 코뼈 골절상을 입어 3주 동안 결장했다. 노련한 허재 감독도 결국 선수들의 공백과 부상 악재를 견뎌내지 못했다.
허 감독은 당분간 스트레스로 지친 심신을 다스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KCC 구단 관계자는 “허 감독이 시즌 내내 거취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면서 “사퇴 결정이 오늘 정해졌고, 시즌도 진행 중이라 후임 감독 선임 작업은 시즌 후에나 착수할 것”이라고 전했다. KCC는 코치로 활약하던 추승균 감독 대행 체제로 남은 시즌을 치를 예정이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농구 대통령’ 허재 사퇴
입력 2015-02-10 0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