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침체에도 입안의 ‘작은 사치’인 고가 디저트를 찾는 수요는 왜 늘어날까.
9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 등 서울시내 주요 호텔이 운영하는 ‘딸기 디저트 뷔페’는 고가에도 고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스카이라운지에서 토요일과 일요일에만 진행하는 뷔페의 경우 성인 1인당 4만5000원의 고가에도 3주 정도 예약이 밀려 있다. 다른 호텔들도 1인당 4만∼5만원대 딸기 디저트 뷔페의 예약률이 90%를 웃도는 경우가 많다.
백화점 업계에서도 디저트 시장이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이 일본에서 들여온 ‘몽슈슈’ 매장에서는 1만9000원 안팎의 ‘도지마롤’이 매일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도입 초기에는 오후 1시쯤 준비 물량이 모두 팔렸지만 최근에는 공급을 늘려 오후 3∼4시쯤부터 물건을 사기 힘들다. 롯데백화점 대전점은 ‘성심당 케익부띠끄’를 백화점 업계에선 이례적으로 1층에 배치하기도 했다. 실제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백화점 전체 매출은 정체 상태였지만 디저트 매출은 9.6% 상승했다.
소비심리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고가 디저트를 찾는 수요가 많은 것은 자신을 위한 소비에 적극적인 ‘포미(For me)족’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가처분소득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1∼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디저트 등 작은 사치를 즐기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소득이 안정적이지 못한 상황에서 당장의 만족을 주는 디저트를 찾는다는 분석도 있다. 자동차나 가전제품 등 고가의 내구재를 살 수 없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사치품을 소비한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디저트를 찾는다는 분석이다. 주택이나 자동차는 상류층과 비슷한 소비를 할 수 없지만 먹거리 등에선 작은 사치를 누리고 싶다는 욕구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비즈카페] 불황에 더 늘어나는 ‘작은 사치’
입력 2015-02-10 0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