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600선을 오르내리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정부의 중소벤처 지원정책 기대감과 대형주 실적 부진의 여파가 코스닥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단기급등으로 빚을 내서 투자하는 이들도 꾸준히 늘고 있어 과열 조짐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코스닥시장에 대한 긍정적 평가들은 이슈나 테마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9일 “코스닥이 600선을 돌파한 것은 장기 박스권 상단을 돌파한 것으로 새로운 중장기 추세로 진입 가능성이 높다”며 “코스닥 종목의 실적 가시성이 높아졌고, 외국인과 기관의 추세적인 매수도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실적을 기반으로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코스피가 지지부진할 때마다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로 핀테크(금융+IT)가 시장의 주요 이슈로 자리 잡고, 신성장산업들이 속속 등장하는 것도 호재로 꼽힌다. KB투자증권은 “코스닥시장에서는 사물인터넷(IoT)과 핀테크, 헬스케어 등 3대 키워드에 대한 컨센서스가 형성되는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코스닥이 과열됐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빚을 내서 투자하는 신용융자 잔고가 크게 늘면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코스닥의 신용융자 잔고는 2조9653억원으로 3조원에 육박했다. 유가증권시장(2조6942억원)과 3000억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코스닥 신용융자 잔고는 올해 들어서까지도 코스피를 밑돌았으나 지난달 7일 역전됐고, 이후 코스피 신용융자 잔고와 격차가 벌어지는 추세다. 이는 지난달 2일 553.73으로 한 해를 시작했던 코스닥이 지난 5일 2008년 6월 이후 6년8개월 만에 600선(600.81)을 돌파하면서 승승장구하자 개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자금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 연구원도 “중소형주 실적시즌이 시작되고 최근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매물도 나오고 있어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기급등으로 과열 우려가 제기되면서 이날 코스닥지수는 593.75로 장을 마감해 600선 아래로 떨어졌다. NH투자증권은 “대형주 기업이익이 바닥에서 회복되는 국면에 있고, 이달 말부터는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 제고 관련 이슈가 두드러져 대형주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달 중순 이후로는 코스닥보다 코스피 대형주가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뜨거워진 코스닥 기대半 우려半
입력 2015-02-10 0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