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찍한 ‘동물 스타들’ 예능 대세 굳히나

입력 2015-02-10 02:38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KBS ‘인간의 조건 시즌 2’에 등장한 강아지 똑순이, tvN ‘삼시세끼-어촌편’에서 폭발적인 사랑을 받은 치와와 산체, 배우 조재윤과 염소가 교감하고 있는 MBC ‘일밤-애니멀즈’의 한 장면.각 방송사 제공

광고에 아기(Baby), 미녀(Beauty), 동물(Beast)이 출연하면 실패하지 않는다는 ‘3B 법칙’이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도 통하는 걸까. 미녀들의 반전 모습을 보여준 MBC ‘일밤-진짜 사나이’, 송일국의 세 쌍둥이 대한·민국·만세로 대표되는 KBS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이어 최근 동물이 등장하는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매주 일요일 오전 9시25분에 방송되는 SBS ‘TV 동물농장’은 2001년 첫 방송된 후 지난 1일 700회를 넘어선 장수 프로그램이다. 시청률은 10%를 웃돌고 MC 신동엽(43)은 어린이들에게 ‘동물농장 아저씨’로 불릴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동물농장’이 사실성을 무기로 한다면 tvN 예능 ‘삼시세끼-어촌편’(매주 금요일 오후 9시45분)에 등장하는 생후 4개월 치와와 강아지 ‘산체’는 맛깔스러운 조연 역할을 해낸다. 귀여운 아기 강아지의 모습을 보이다가 출연자의 친근하고 코믹한 캐릭터를 끄집어 내주기도 하는 기특한 존재다. 배우 차승원(45)과 유해진(45)의 인기를 앞지를 태세로 방송이 시작되면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 순위권에 오른다. 산체는 이 프로그램 조연출 장은정 PD의 반려견인데, 장기 출장길에 함께했다가 예상치 못하게 출연했다. 나영석 PD의 ‘신의 한 수’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KBS2 예능 ‘인간의 조건 시즌 2’(매주 토요일 오후 11시15분)에는 강아지 똑순이가 등장한다. 지난 7일 방송분에서 배우 봉태규(34)와 허태희(35)가 시장통에서 찾아내 집으로 데려왔다. 다소 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던 이 프로그램이 멤버들과 똑순이의 동거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시너지 효과를 낼지 관심이다.

지난달 25일부터 방송 중인 MBC 예능 ‘일밤-애니멀즈’(매주 일요일 오후 4시50분)는 아예 동물을 전면에 내세워 승부수를 띄웠다. ‘유치원에 간 강아지’ ‘OK목장’ ‘곰 세 마리’ 등 세 코너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는데 강아지뿐만 아니라 타조, 당나귀, 양, 염소 등 무리 생활을 하는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면서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한정된 공간에서 온갖 동물을 함께 살게 한다거나 촬영을 이유로 무거운 카메라를 몸에 달아 놓는 등 동물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동물자유연대는 지난달 20일 “동물복지를 보장하기 위한 촬영 기준이나 가이드라인이 없어 제작 중 동물이 고통을 겪는 경우가 있다”는 의견서를 제작진에 전달했다.

한상덕 대중문화평론가는 9일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동물이 인기를 끌면서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면서 “수의사를 준비시키는 등 제작진이 동물 안전에 만전을 기해 촬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