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의 슈타디온 안 데어 알텐 푀르스터라이에서 열린 독일 분데스리가 2부 리그 우니온 베를린과 보훔의 경기. 전반 8분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우니온 베를린 선수들은 상의를 벗어 등번호 7이 새겨진 티셔츠를 꺼내보였다. 일렬로 늘어선 이들은 ‘꿋꿋하게 버텨 베니!’라고 적힌 배너를 펼쳐 들었다.
등번호 7의 주인인 우니온 베를린의 미드필더 벤야민 쾰러(35·애칭 베니·사진)는 최근 암 진단을 받았다. 우니온 선수단은 힘겨운 투병생활을 하는 쾰러에게 힘을 불어넣기 위해 전반 7분 세리머니를 하려고 했으나 경기 흐름 때문에 1분이 늦어졌다. 보훔 선수들은 세리머니를 하는 우니온 선수들 뒤에서 박수를 보냈다.
관중석에 앉은 쾰러는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쏟아지는 눈물을 훔쳤다. 관중석의 팬들은 ‘7-자신감과 행운을 뜻하는 번호’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펼쳤다.
쾰러는 독일 1부 리그 프랑크푸르트에서 2004년부터 2013년까지 활약한 선수다. 이번 시즌 암 진단을 받아 라인업에서 제외되기 전까지 우니온에서 18경기에 출장해 2골, 4도움을 기록했다.
우니온 구단은 쾰러가 최근 암 진단을 받자 이번 시즌 말까지인 그와의 계약기간을 바로 2016년까지 연장했다. 구단은 “쾰러는 여전히 우리에게 소중하다”며 “쾰러가 운동장에 돌아올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우니온 선수들의 세리머니와 구단의 배려는 축구계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쾰러가 힘과 용기를 얻어 병마와 싸워 이기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힘과 용기 얻어 병마와 싸워 이기길 바란다”
입력 2015-02-10 0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