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문재인號 출범] “전면전 발언 유감이지만 野는 그런 말 할 수 있어”

입력 2015-02-09 03:06 수정 2015-02-09 09:29
새정치민주연합 대의원들이 8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당에서 열린 정당대회에서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을 뽑는 현장투표를 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8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신임 당대표가 수락연설을 통해 ‘박근혜정부와의 전면전’을 거론한 데 대해 유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원만한 여야 관계를 기대하기도 했다.

김무성 대표는 새 원내지도부 및 최고위원들과의 만찬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으로선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이라며 “제가 만나 잘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회동 직전엔 “당 대표 취임 일성으로 한 말로 듣기에는 좀 유감스러운 말”이라며 다소 언짢은 반응을 보였으나, 당장 문 대표와 각을 세우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정현 최고위원은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가지고 그렇게 (대통령) 퇴진하라고 해놓고 그것도 부족해서 또다시 새로운 3년의 전쟁을 하겠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정책을 갖고 대결할 생각을 해야지 정치를 전쟁으로 인식하는 것은 소망스럽지 못한 용어”라고도 했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취임 일성으로 한 이야기를 우리가 반박할 건 아니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권은희 대변인은 ‘축하’와 ‘상생’에 방점을 둔 브리핑을 했다가 ‘박근혜정부와의 전면전’ 발언이 나오자 다시 논평을 냈다. 권 대변인은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당 대표가 된 좋은 날 현 정부와의 전면전을 운운하는 것은 제1야당의 대표로서 적절치 않은 태도이고 이율배반적인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생보다는 정치공세에 몰두하고 여당과의 상생보다 국정 발목잡기에 매몰돼 당리당략에 매달렸던 과거 행태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청와대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야당 대표 선출에 청와대가 왈가왈부하는 것이 자칫 오해를 살 수 있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다만 ‘싸우지 않는 정치’를 표방했던 전임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시절과 비교하면 대야 관계가 다소 경색될 수 있다는 우려는 감지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야당도 국정의 주요 축인 만큼 불필요한 갈등은 없었으면 한다”며 “야당이 과거처럼 투쟁 일변도로 나간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새정치연합 전당대회에 조윤선 정무수석을 보내 축하의 뜻을 전달했고, 조만간 문 대표 앞으로 축하난을 전달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권지혜 전웅빈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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