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고객’ 위한다던 복합할부 협상… 현대차-카드사 자존심 싸움만

입력 2015-02-09 02:27

현대자동차와 카드업계의 자동차복합할부금융 상품을 둘러싼 협상이 해를 넘겨 진행되고 있다. 초반 ‘고객 이익’을 앞세워 상품의 필요성과 부당성을 주장하던 양측은 이제 수수료율만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당장 상품이 폐지될 경우 고객 혜택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에 대한 언급을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갈등은 가장 많은 상품을 취급하고 있는 삼성카드와 현대차의 가맹점 계약만료 시점이 내달로 다가오면서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양측은 다음 주나 설 이후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초반 카드업계는 고객에게 캐시백 등 혜택이 돌아간다며 복합할부 상품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자동차업계는 오히려 이로 인해 차 가격 인상 등 소비자에게 피해가 간다고 맞섰다. 현재 쟁점은 수수료율 1.3%를 받아들일 수 있는지 여부다.

가장 먼저 협상에 나선 KB국민카드는 체크카드 수준(1.5%)에서 수수료율을 결정했다. 문제는 다른 회사들의 체크카드 수수료가 1.3%라는 점이다. 나머지 카드사들은 국민카드와 같은 수준을 요구하며 1.3%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BC카드는 가맹점 계약 연장을 포기해 복합할부 상품을 판매하지 못하게 됐다. 신한카드는 현재 협상 중이다.

카드업계는 현대차가 신용공여기간을 문제 삼자 기간을 기존 1∼3일이던 것을 30일로 늘린 상품을 출시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결제액의 0.2% 정도의 자금조달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를 두고 한 편이었던 카드사와 캐피털사 사이에도 잡음이 나오는 상황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언제부턴가 논의 과정에서 고객이 사라졌다”며 “협상은 하고 있지만 결국은 각 사의 이익만 고려해 양측 모두 현재 수준에서 양보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