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위기가 유로존의 위기로 확산될 경우 국내 경제에도 타격이 우려된다. 무역의존도가 높고 해외 투자가 많은 우리나라 경제의 특성이 위험을 가중시키는 요소다.
우리나라와 그리스의 교역량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에 그리스 경제위기가 한국 경제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리스의 채권은 대부분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유럽중앙은행(ECB),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가지고 있다.
그러나 EU와의 무역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어서 유로존의 금융시장 불안정 요소가 지속되면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유럽의 경기 침체는 우리나라의 수출에 부정적으로 작용해 무역수지 악화를 야기했다. EU에 대한 우리나라의 무역 적자는 최근 계속해서 늘고 있다. 2010년 147억 달러(약 16조1100억원)의 흑자를 낸 대EU 무역수지는 지난해 -107억 달러(약 -11조7200억원)로 뚝 떨어졌다. 유로존 경제성장률은 2011년 1.6%를 기록한 이후 당시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12년과 2013년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0.8%에 그쳤다. EU 집행위원회는 올해 성장률을 1.3%로 전망하고 있다.
그리스가 불안정한 상태를 유지할 경우 해외 투자자들이 우리 경제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도 중요한 변수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에 투자했던 돈을 대거 빼내게 되면 우리 경제가 휘청거릴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국내 경제가 그리스 경제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볼 경우 그리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거나 유로존 탈퇴를 선언하면 그만큼 투자 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조호정 연구위원은 “우리에게 유럽은 큰 시장이기 때문에 유로존이 회복 기조로 가느냐의 문제는 미국 경제만큼이나 중요하다”면서 “그리스가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킬 경우 유로존이 양적완화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고, 그렇게 되면 환율 부분에 있어서도 우리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임세정 기자
[월드 이슈] 한국 경제 직접적 영향 적지만 상황 지속 땐 힘들어져
입력 2015-02-10 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