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백화점 “비상구 찾아라”… 작년 판매액 -1.9% 10년만에 첫 감소

입력 2015-02-09 02:16

지난해 백화점 업계의 상품 판매액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얼어붙은 소비심리에다 온라인 및 해외직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백화점을 찾는 발길이 뜸해진 때문이다. 성장 한계에 직면한 백화점 업계는 온·오프라인 융합 유통채널 구축, 복합쇼핑몰 등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8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 업계의 상품 판매액은 29조2321억원으로 전년(29조7968억원)에 비해 1.9% 정도 줄었다. 백화점 상품 판매액이 감소한 것은 1998년(-9.0%), 2003년(-3.0%), 2004년(-4.4%)에 이어 처음이다. 상품 판매액의 성장세가 꺾이면서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하는 지난해 백화점 업계 매출도 전년 대비 0.7% 감소했다.

업계의 부진은 개별 업체 실적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업계 1위 롯데백화점의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0.7%와 13.8% 감소했다. 신세계백화점도 매출(-2.7%)과 영업이익(-6.5%)이 모두 역신장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백화점 업계의 이 같은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쇼핑의 무게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는 데다 보다 싼 가격을 찾는 소비자들이 해외직구에 눈뜨면서 백화점 업계가 성장의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실제 아마존 등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가 일찌감치 자리 잡은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백화점 업계의 성장이 정체돼 있다. 미국 최대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는 지난달 올해 안에 14개 점포를 폐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2010년 25조2029억원에서 지난해 45조2440억으로 증가하는 등 온라인으로의 쏠림이 급격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PC를 이용한 기존의 온라인 쇼핑은 다소 정체된 반면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손가락 쇼핑금액은 전년 대비 배 이상(126%) 늘었다. 해외직구 금액도 지난해 15억 달러를 넘겨 전년 대비 49%나 신장하는 등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진출을 앞두고 있는 알리바바와 아마존 등 해외 유통 공룡의 국내 진출이 이뤄질 경우 기존 백화점의 위기감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안팎의 도전에 직면한 백화점 업계는 온·오프라인 채널 통합을 통해 온라인 쇼핑에 대항하는 한편 오프라인에선 아울렛, 복합쇼핑몰 등으로 매장을 다양화하고 있다. 신흥국 등 해외 진출도 돌파구 마련의 한 방편으로 검토된다. 이원준 롯데쇼핑 대표는 지난해 임시 주주총회에서 “5년 안에 해외에 20곳의 백화점을 새로 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백화점 내부적으론 정기 세일 외에 각종 행사를 통한 상시 세일 체제로 소비자를 불러 모으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웨딩박람회 등 각종 이벤트를 앞당기거나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식품 부문 강화를 위해 해외 브랜드 발굴 및 유치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