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인질극 아이러니… 아베 지지율 상승

입력 2015-02-09 02:36
일본인의 절반가량은 ‘전후 70년’을 맞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발표할 담화 내용에 ‘과거 침략행위에 대한 사과가 담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슬람국가(IS)’에 의한 일본인 인질 살해 이후 아베 총리에 대한 지지율은 오히려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6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전후 70년 담화’에 과거 식민 지배와 침략에 대한 반성과 사죄 표현을 “써야 한다”는 응답이 44%에 달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34%)보다 훨씬 많았다. 과거사 사죄를 담은 고노 담화 등에 대한 재검증과 헌법 개정 논의를 밀어붙이고 있는 아베 정권에 대한 문제 인식이 일정부분 담겨 있는 결과로 해석된다.

하지만 IS의 일본인 인질 살해 이후 아베 정부에 대한 지지율은 반등했다. 같은 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은 58%로 나타나 지난달 9일 조사의 53%에 비해 5% 포인트 올랐다. 인질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도 “적절했다”(55%)는 응답이 부정적인 응답(32%)을 압도했다.

교도통신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아베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율은 54.2%로 지난달 25일(52.8%)보다 1.4% 포인트 상승했다. 인질사태 대응에 대해서도 60.8%가 “적절했다”고 응답했다.

지난주 인질 살해 당시만 해도 야당을 중심으로 아베 정부의 중동 국가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IS를 부추겼다는 비판이 팽배했다. 하지만 이번 설문 결과 일본인들은 정부의 지원정책과 인질사태 대응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고 오히려 지지하고 있음이 확인된 셈이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