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이 공시한 지난해 현금배당 규모가 1년 전보다 4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에 나선 법인 수는 전년의 2배에 근접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올해 2월 5일까지 2014년분 현금배당을 공시한 상장법인 수가 253개사로 전년(140개사)보다 113곳이나 늘었다고 8일 밝혔다. 배당금 총액은 전년(6조3726억원)보다 3조9025억원 증가한 10조2751억원으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배당을 공시한 법인 수는 145개사로 전년 대비 59곳 늘었고, 배당금 총액은 9조8774억원으로 3조6785억원 증가했다. 지난해보다 배당 규모를 늘린 법인은 대형사 31곳, 소형사 20곳이었다. 대형사 31곳의 배당금 총액은 7조2492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전체 배당금 총액의 77.5%를 차지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정부의 배당 증대 정책에 기업들이 부응했기 때문이다. 거래소 측은 “고(高)주가 기업의 액면분할을 적극 유도해 개인의 투자 접근성을 높임으로써 대기업의 배당 확대 추세가 가계소득 증대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배당 총액이 늘면서 대기업 주주가 받는 배당금도 한층 두둑해졌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2014년분 배당금을 100억원 이상 받게 된 대기업 주주는 현재까지 16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구본무 LG그룹 회장(192억원)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137억원)만 배당 액수가 전년과 동일했고, 나머지 14명은 모두 액수가 늘었다.
최고액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1758억원)으로 유일하게 1000억원대다. 이 회장이 받는 배당금은 전년보다 63% 증가했다. 2위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649억원), 3위는 최태원 SK그룹 회장(330억원)이 차지했다. 정 회장과 최 회장의 배당금도 각각 31.1%, 15.4% 늘었다.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217억원)이 4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216억원)이 5위다. 이 부회장의 배당금은 80% 가까이 급증했다.
김남호 동부제철 부장(144억원)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109억원), 최태원 회장의 동생 최기원씨(105억원), 구광모 LG 상무(105억원)는 올해 새롭게 100억원 이상 배당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명단은 총 16명이었다. 여기에 포함됐지만 아직 소속 기업이 배당 규모를 발표하지 않은 4명이 전년과 같은 수준의 배당금을 받는다면 올해 배당부자는 최소 20명이 된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상장사 현금배당 1년새 4조 늘어… 100억 이상 ‘배당부자’ 최소 20명
입력 2015-02-09 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