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코앞인데… 서울서 첫 AI·국내 최대 축산단지 홍성서도 구제역

입력 2015-02-09 03:15
지난달 27일 서울 중랑천 용비교 주변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확진된 가운데 8일 성동구청 직원이 중랑천 일대 산책로에서 방역작업을 벌이고 있다. 구성찬 기자
서울에서 처음으로 고병원성 AI(조류 인플루엔자)가 발견되고, 국내 최대 축산단지인 충남 홍성군에서는 구제역이 발생해 설 명절을 앞두고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설 연휴 인구 대이동으로 AI와 구제역 확산이 우려된다.

서울시는 지난달 27일 중랑천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을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맡겨 정밀 검사한 결과 고병원성 H5N8 AI가 최종 확진됐다고 8일 밝혔다.

지난해 초 전국적으로 AI가 유행할 당시 경기도 과천에서 AI에 걸린 철새가 발견된 적이 있지만 서울에서 확진된 것은 처음이다.

서울시는 이날 25개 자치구와 함께 2차 방역대책회의를 열어 중랑천 인근에 위치한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을 임시 휴장하고, 예찰 지역에서 제외됐던 서울대공원 조류시설의 관람을 중지하는 등 한층 강화된 방역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지난 7일에 이어 방역대책회의를 확대해 다시 소집한 것은 이번 AI 발생이 야생 조류에서 발생한 만큼 전파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때문이다. 앞서 서울시는 중랑천 지역의 산책로와 연결된 출입구 14곳을 통제하고 해당 지역에서 하루 두 차례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또 분변 발견지점으로부터 반경 10km 이내 지역을 예찰 지역으로 지정하고 가금류를 비롯해 가축분뇨, 껍질, 알 등의 반출을 제한했다.

야생조류가 서식하는 서울시내 한강 및 모든 지천에서도 매일 소독을 실시하고, 강서습지생태공원 등 한강의 야생조류 탐조대에 대한 시민 출입을 제한했다.

지난해 12월 17일 천안에서 처음 발생했던 구제역이 국내 최대 축산단지인 홍성으로 확산되자 충남도가 긴급 백신 접종에 나서는 등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충남도에 따르면 6일 오후 홍성군 은하면 덕실리의 한 양돈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증상을 보인 돼지 199마리를 살처분했다. 이 농장에서 반경 3㎞ 내에는 70개 양돈 농장에서 15만마리(홍성 45개 농장 8만9000마리, 보령 25개 농장 6만1000마리)를 사육 중이다.

충남도는 구제역 발생지역과 인접지역에서 키우는 돼지 25만마리를 대상으로 백신 보강 접종을 실시하고, 살처분 완료 후 임상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때까지 통제 초소를 운영할 방침이다. 충남도는 15개 농장에서 기르는 돼지 1만3282마리를 살처분 완료했다. 구제역이 전국을 휩쓸었던 2011년 홍성에서는 127농가에서 돼지 5만3092마리가 살처분됐다.

충남 천안시에서도 지난 6일 구제역이 추가 발생했다. 충남 천안시 성환읍 이모씨 돼지농장에서 채취한 분변 등을 분석한 결과 구제역 양성으로 확인됐다. 해당 농장에서 1㎞ 안에 우리나라 축산자원의 보고인 국립축산과학원이 있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공주에서도 이날 오전 11시10분쯤 공주시 신풍면의 한 돼지농장에서 구제역 의심 신고가 들어와 간이키트 검사 결과 돼지 1마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김재중 기자, 홍성=정재학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