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 가능성 크지않아… 저물가 장기화 차단을”

입력 2015-02-09 02:43
곡물가격과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소비까지 위축되면서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한국의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 박종상 연구위원은 8일 ‘최근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상승률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국의 디플레 우려는 크지 않다”며 “기대인플레이션이 하락하지 않도록 물가상승률 둔화의 장기화를 차단할 필요는 있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위원은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둔화하고 있으나 근원물가지수(소비자물가지수에서 식료품 에너지품목을 제외한 물가지수) 상승률은 1.7%로 유로존 국가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8%로 지난해 12월에 이어 두 달 연속 0%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의 주된 원인으로는 국제유가와 곡물가격 하락이 꼽힌다. 유가하락의 영향이 컸다. 석유류 제품 가격과 도시가스 가격 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물가 상승률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곡물가격 역시 연일 하락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자료를 인용해 1월 세계곡물가격지수가 전월보다 3.6% 하락한 177.4포인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54개월 만에 최저치다. 곡물 재고가 최근 10년 가운데 가장 많은 데다 올해 생산량마저 역대 최대치인 25억2000여만t을 기록해 가격이 떨어졌다.

일부에서는 일본과 같은 디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며 기준금리를 인하해 소비를 진작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 연구위원은 “통화정책으로 단기적 물가를 끌어올리는 것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가계소득 확대를 통한 소비 진작 정책이 보다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