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문재인號 출범] 대의원 80% 이상 현장투표… 뜨거운 열기

입력 2015-02-09 02:33
새정치민주연합 대의원들이 8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을 뽑는 현장투표를 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2·8전당대회가 열린 8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은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들의 열변과 지지자들의 박수로 가득했다. 각 후보들은 야권의 뿌리인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고(故) 김근태 상임고문과의 끈끈한 인연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전국 대의원들은 정오쯤부터 행사장 안팎의 자리를 채우며 분위기를 띄웠다. 대의원은 총 1만5000명으로 이 가운데 80% 이상이 이날 현장투표에 나섰다.

백미는 당 대표 후보들의 마지막 연설이었다. 문재인, 박지원, 이인영 의원은 마지막 사자후를 토해냈다. 첫 연설에 나선 박 의원은 당권·대권 분리와 강한 야당을 주장했다. 그는 “처음에는 ‘박지원이 이기면 기적’이라고 했다. 투표 하루 전 룰 변경 반칙도 있었다”면서 “저와 함께 세 번째 정권교체의 길로 나아가자”고 호소했다. 박 의원은 “당이 갈라지는 소리가 전국에서 ‘쩍쩍’ 들린다” “혼자 대표도 하고 후보도 하면 누가 총선 드림팀에 함께하겠느냐”며 문 의원을 비판했다. 박 의원은 “계파 없고 경륜이 많은 저만이 총선·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의원은 “누가 바꿀 수 있느냐, 누가 이길 수 있겠느냐”며 유력 대선후보라는 점을 집중 부각시켰다. 그는 “죄송하다. 아름다운 (당권) 경쟁을 하지 못했다”며 “분열과 갈등, 제가 끝내겠다”고 다짐했다. 문 의원은 “모두가 함께하는 용광로 정당을 만들겠다”며 “당 혁신과 총선승리에 정치 생명을 걸겠다”고 말했다. 그는 “4월 재보선과 내년 총선을 우리 힘으로 치르겠다”며 “원칙 없는 야권연대는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문재인, 박지원의 이름으로 패배의 시대를 뛰어넘을 수 없다면 저에게 새로운 도전의 깃발을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젊은 전사가 사생결단의 결기로 승부할 수 있게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최고위원 선거에 나선 8명의 후보들도 연설 솜씨를 뽐냈다. 전병헌 의원은 “실력으로 보수를 압도하자”며 “1등항해사가 돼 중심을 잡겠다”고 다짐했다. 유일한 여성후보인 유승희 의원은 큰절을 하며 “당과 서민을 위한 싸움닭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기초단체장을 대표한 박우섭 인천남구청장은 “국회의원만 최고위원이 되느냐”면서 지방의 반란을 촉구해 박수를 받았다.

정청래 의원은 “당의 대포가 되겠다”며 대여 공격수를 자처했다. 오영식 의원은 ‘혁신과 통합의 젊은 기수’, 문병호 의원은 ‘통합의 혁신리더’를 주장했다. 주승용 의원은 ‘지방정치와 중앙정치를 경험한 유일한 후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영남 출신인 이목희 의원은 ‘군기반장’을 맡겨 달라고 말했다.

전대에서는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직접 작사·작곡한 ‘당가’가 소개돼 참석자들이 함께 불렀다. 행사에는 지도부와 상임고문단, 박원순 서울시장 등 당 소속 시·도지사들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조윤선 정무수석, 새누리당에서는 이군현 사무총장, 정의당에서는 천호선 대표가 참석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