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들을 대신해 노래로 울어주고 싶어요.”
독일 뮌헨에서 활동하고 있는 바리톤 우벽송(52·사진)이 10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금호아트홀에서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를 테마로 공연한다. 1979년 미국으로 떠난 뒤 36년 만의 첫 고국 무대다.
겨울 나그네를 테마로 정한 것에 대해 그는 8일 한국인들에게 위로를 건네고 싶었다고 전했다.
“겨울 나그네 속 사계절은 인간의 풍경입니다. 봄은 탄생, 겨울은 죽음처럼. 슈베르트는 우리가 이 세상에 잠시 놀러왔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죠.”
그는 2004년부터 지친 이들을 위로하는 공연을 하고 있다. ‘모든 사라져 가는 것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아내이자 설치미술가인 김현수와 함께 유럽 도시들을 돌며 마이크도 없이 오페라 아리아, 한국 가곡 등을 부른다. 일종의 행위 예술이다.
우벽송은 고교 졸업과 동시에 이탈리아의 명문 음악학교 산타체칠리아 음악원에 수석 입학했다.
“입학하고 1주일 정도 지났는데 누나가 뇌종양에 걸렸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가정 형편상 공부를 포기했죠.”
부모 곁으로 돌아와 UC버클리에서 철학을 전공했지만 음악은 버리지 못했다. 92년 오클랜드 오페라단의 ‘보리스 고두노프’에 주역으로 발탁되는 등 무대 활동을 이어갔다. 96년 독일 뮌헨 호크슐레 음악-연극전문대학에서 오페라를 전공한 그는 현재 요강(Yo Gang) 등 독특한 작품을 선보이며 행위예술가로 인정받고 있다. 2008년 SBS 한독 합작드라마 ‘압록강은 흐른다’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는 “음악은 서로의 마음을 공유하는 기능을 한다”며 “공연장에서 모든 사람이 같이 노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인터뷰] “가곡 ‘겨울나그네’로 위로받으세요”… 바리톤 우벽송 출국 36년 만에 고국 무대
입력 2015-02-09 0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