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개혁특별위원회(개혁특위)의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문 첫 문장은 예레미야애가 5장 21절 말씀이었다. “우리가 주께로 돌아가겠사오니 우리의 날들을 다시 새롭게 하사 옛적 같게 하옵소서.” 이 문구엔 교단의 쇄신을 염원하는 개혁특위 위원들의 염원이 담겨 있는 듯했다.
개혁특위는 지난해 7월 출범한 이래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포럼 심포지엄 간담회 등을 수차례 열어 개혁과제 발굴에 매진했으며 전용재 기감 감독회장은 직접 위원장을 맡아 위원회에 힘을 실어 주었다. 그렇다면 출범 후 약 7개월이 흐른 현재 개혁특위 위원들은 자신들의 활동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기감 본부에서 박경양(59) 목사와 김양묵(64) 장로를 만났다. 두 사람은 개혁특위 공동 총무를 맡아 위원회의 실무를 총괄하고 있다. 이들은 “개혁특위 활동이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앞으로 오랫동안 감리교단의 개혁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개혁특위 활동을 하며 교단의 빛과 어둠을 모두 봤어요. 개혁에 저항하는 분도 있지만 간절히 개혁을 원하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이런 여론을 잘 보듬으면 개혁특위는 성공할 수 있겠죠.”(박 목사)
“저항 세력은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넘지 못할 장벽이라고 여기진 않습니다. 저희는 감리교인의 개혁 열망을 동력으로 삼고 있습니다. 감리교인 모두가 개혁의 주체가 돼야 합니다.”(김 장로)
기감이 흔들리기 시작한 건 2008년부터다. 감독회장 선거가 파행으로 치러진 게 발단이었다. 기감을 둘러싼 비리와 추문은 끝없이 불거졌고 내홍이 지속되자 교인들은 하나둘 교회를 떠나기 시작했다. 국내 감리교인은 2010년(158만7385명) 이후 해마다 줄고 있다.
개혁특위 출범은 이 같은 위기감의 발로였다. 현재까지 개혁특위가 포럼과 심포지엄 등을 통해 다룬 안건은 감독회장 선거와 감독제도 개선, 본부 구조개혁 등이다. 교단의 대대적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개혁특위는 그동안 검토한 내용을 토대로 향후 2개월 안에 개혁입법안을 마련해 장정개정위원회와 협의를 거친 뒤 오는 10월 입법의회에 최종 입법안을 상정한다.
하지만 입법안 발의가 무산되면서 개혁특위 활동도 용두사미로 그칠 것이란 예상도 적지 않다. 입법안에 교단 내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내용이 다수 포함될 경우 갈등만 부추길 것이란 우려도 많다.
“개혁특위 활동이 유야무야 끝나 버리면 감리교회의 미래도 불투명해질 겁니다. 평신도들이 저희 활동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저희가 추구하는 개혁은 무언가를 바꾸기 위한 것이면서 동시에 잃어버린 감리교회의 정신을 되찾는 것입니다.”(김 장로)
“개혁이 성공하려면 확실한 개혁 의제, 개혁을 위한 과정 설계, 든든한 지원 그룹이 있어야 하는데, 개혁특위는 이런 요소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어려움이 많겠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개혁에 성공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습니다.”(박 목사)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기감 개혁특위 공동 총무 박경양 목사·김양묵 장로 “개혁 성공시켜 교단 거듭나기 실현”
입력 2015-02-09 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