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피플] 한국컴패션 대학생·중고등학생 홍보대사 83명

입력 2015-02-09 02:59
한국컴패션 대학생·중고등학생 홍보대사(YVOC)로 ‘만원으로 도서관 선물하기’ 캠페인을 기획한 황채린 송여경 김호영 최예지(왼쪽부터)씨가 서울 한국컴패션 본부에서 손으로 하트를 그려 보이고 있다. 한국컴패션 제공

동인도 빈곤 어린이 1000여명에게 도서관을 선물하기 위해 한국 청소년과 대학생이 뭉쳤다.

한국컴패션 대학생·중고등학생 홍보대사(YVOC) 83명은 ‘가난으로 책을 접하기 힘든 동인도 어린이들에게 책으로 꿈과 희망을 전하자’는 취지로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만원으로 도서관 선물하기’ 캠페인을 직접 기획해 모금활동을 펼쳤다. 이들의 노력으로 동인도 지역 컴패션어린이센터 4곳 어린이 1084명은 올여름 도서관에서 책을 읽게 됐다.

이 캠페인을 주도한 송여경(21·동덕여대 경제학) 김호영(19·인하공전 호텔경영학) 최예지(22·숭실대 사회복지학) 황채린(20·이화여대 사회과학부)씨를 최근 서울 용산구 한국컴패션 본부에서 만났다.

대학 전공도 나이도 제각각인 여대생 4명이 YVOC란 이름으로 컴패션에 모인 목적은 단 하나다. 가난과 자연재해로 고통 받는 해외 어린이를 돕기 위해서다.

“고교 2학년 때 아이티 대지진이 일어났어요. 이때 후원단체를 물색하다 컴패션을 알게 됐고, 그해 YVOC에 지원했어요. 다른 단체와 달리 아이들 중심으로 양육해서 더 관심이 가더라고요.”(최예지)

최씨처럼 고등학생 때부터 컴패션 활동에 몸담은 YVOC 대학생 회원은 현재 23명. 그간 컴패션 행사에 참여하며 학교 친구들과 학부모, 교사들에게 컴패션의 사역을 홍보하는 활동을 해왔다. 그러던 이들이 참여하는 수준을 넘어 직접 주도적으로 기획한 게 이번 캠페인이다.

“후원금 내고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걸 찾아보자는 의견이 정기모임에서 나왔어요. 논의 결과 탄생한 게 ‘만원으로 도서관 선물하기’ 캠페인입니다. 적은 돈으로 많은 어린이들에게 꿈을 줄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했거든요. 책을 접하지 못한 아이들의 시야를 넓혀 줄 수도 있고요.”(송여경)

본부를 통해 동인도 지역 현황을 확인한 이들은 청소년과 대학생 기획단을 각각 꾸려 캠페인 기간과 모금 목표, 홍보 방법을 정했다. YVOC 회원들의 모금활동은 다양하게 진행됐다. 대학생 기획단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캠페인 페이지를 개설하고 컴패션 밴드 행사에서 음료를 판매하는 등의 방식으로 기금을 마련했다. 중·고생 회원들은 가족과 친구들에게 캠페인의 취지를 알리고 참여를 유도했다.

이들이 5개월간 직접 캠페인을 전개해 마련한 후원금은 632만2500원. 이 중 388만원은 도서관 건립과 책 구매, 수도시설 개선에 쓰도록 지원했고 나머지는 올여름 YVOC 회원들이 직접 현장에 방문해 전달키로 했다.

이들이 캠페인을 직접 기획하며 얻은 가장 큰 소득은 ‘평범한 사람이라도 모이면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깨달음이다.

"캠페인을 준비할 때 '이렇게까지 해서 네가 얻는 게 뭐냐'는 말을 주변 사람들로부터 여러 번 들었어요. 그런데 우리가 힘을 합쳐 목표를 달성하자 반응이 달라지더군요. 자선사업에 회의적이던 친구가 인식을 바꾸기도 했고요. 작은 일이라도 내가 직접 나설 때 주변에 나눔 문화가 확산된다는 걸 이번 일을 계기로 알게 됐습니다."(최예지)

컴패션이 매년 100여명을 선발하는 YVOC의 임기는 1년이다. 이들은 YVOC 활동 이후에도 계속 각자의 생활현장에서 나눔을 실천하겠다는 포부를 이구동성으로 밝혔다. "제 목표는 세계여행가가 돼 세계의 가난한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세우는 거예요. 이 캠페인을 준비하면서 제 손으로 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김호영)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