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약 ‘메포민’, 위암 환자 재발률 낮춘다

입력 2015-02-10 02:33

국내 의료진이 기존 당뇨병 치료제에서 위암 세포를 효과적으로 죽이는 새 항암제를 찾았다.

연세암병원 위암센터는 위장관외과 노성훈·형우진 교수팀이 종양내과 정현철·라선영·정민규(사진) 교수 연구팀과 함께 당뇨를 가진 위암 수술 환자에게 ‘메포민(Metformin)’이란 약물을 복용케 한 결과 암 재발률이 낮아지고 생존율도 높아졌다고 9일 밝혔다.

메포민은 인슐린 분비기능이 떨어진 제2형 당뇨병(후천성 당뇨) 치료제로 사용되는 약이다. 이 약이 위암 재발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는 처음이다. 메포민은 유방암과 전립선암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암세포 증식에 관여하는 효소인 ‘엠토르’(mTOR)의 활성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어 주목을 받았다.

정 교수팀은 연세암병원에서 위암수술을 받은 당뇨병 환자 326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한 그룹(132명)에겐 메포민을 복용케 하고 다른 그룹(194명)에겐 인슐린주사 등 다른 당뇨 약을 쓰도록 한 뒤 각각 6년2개월간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메포민 복용 그룹의 암 재발 위험도가 다른 약을 쓴 환자 그룹보다 무려 37%나 낮아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가 당뇨병을 갖고 있을 경우 메포민을 꾸준히 복용하면 당뇨가 없는 일반 위암 환자와 비슷한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정 교수팀은 “메포민이 당뇨 위암 환자뿐 아니라 다른 암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는지 후속 연구를 통해 항암효과를 더 규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외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애널스 오브 서저리(Annals of Surgery)’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